[뉴스락 특별기획] 홀덤펍의 이면 : 스포츠인가, 불법 도박의 시발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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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홀덤펍의 이면 : 스포츠인가, 불법 도박의 시발점인가

뉴스락 2026-01-24 10:24: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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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설 명절이 다가오는 새해, 과거의 명절 풍경을 돌이켜보면 온 가족이 윷놀이를 즐기거나 사촌들과 시내에 나가 PC방, 당구장 등에서 오락을 즐기는 모습이 흔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거리에서 흔히 보이던 당구장과 PC방의 자리를 보드게임 카페, 코인노래방 등이 채우며 오락 산업의 지형도가 재편되고 있다. 

특히 근래 젊은층 사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홀덤펍(Hold'em Pub)'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홀덤펍은 포커 게임의 일종인 '텍사스 홀덤(Texas Hold'em)'과 술집을 뜻하는 '펍(Pub)'의 합성어로, 일반 음식점 등에서 술이나 음료를 즐기면서 카드 게임을 즐기는 공간을 말한다. 

문제는 홀덤펍이 여타 오락거리와 달리 강한 사행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 업장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이와 연계된 범죄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권 내 오락사업체의 증가는 소비자의 체류 시간을 늘려 인근 식당과 카페 등 주위 상권이 반사효과를 누리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온다. 

하지만 불법 행위가 만연한 사업체가 들어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소비자들의 생활권 내에서 사행성 짙은 사업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경우, 해당 상권은 지역 경제의 활력소가 아닌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하기 쉽기 때문이다.

<뉴스락>은 최근 급격히 확산하는 '홀덤펍' 이면의 그림자를 조명하고, 홀덤펍이 건전한 오락 산업으로 안착하기 위한 방안을 짚어봤다.

 AI 이미지 생성.
 AI 이미지 생성.

'마인드 스포츠'의 배신... 도심 속 독버섯 된 불법 도박

2023년 홀덤펍 등 불법 도박행위 집중단속 성과. 출처 : 경찰청 [뉴스락 편집]
2023년 홀덤펍 등 불법 도박행위 집중단속 성과. 출처 : 경찰청 [뉴스락 편집]

최근 도심에서 흔하게 보이는 홀덤펍은 이색 데이트나 새로운 놀거리로 소비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본래 홀덤은 바둑, 장기, 체스 등과 함께 '마인드 스포츠'로 분류되는 두뇌 게임의 일종이다.

홀덤펍은 이러한 카드 게임을 즐기며 술과 음식을 곁들이는 공간을 표방한다. 또한 음식을 제공하는 특성상 대부분의 홀덤펍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일반음식점'으로 업종을 등록해 운영 중이다.

문제는 카지노업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홀덤펍에서 불법 도박 행위가 성행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발표한 '불법 도박행위 집중 단속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3년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홀덤펍으로 위장해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로 총 1004명이 검거됐다. 

이 중 8명이 구속됐으며, 약 46억 원에 달하는 범죄수익금이 몰수·추징됐다.

불법 홀덤펍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행위는 게임을 통해 획득한 칩, 포인트, 시드권 등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불법 환전'이다. 

합법적인 홀덤펍에서는 단순 게임만을 제공하며 어떠한 금전 거래도 이뤄지지 않지만, 불법 업소는 칩을 현금으로 환전해주며 사업주가 일정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을 취한다.

실례로 지난해 말 부산경찰청은 주택가 인근에서 홀덤펍으로 위장해 약 90억 원대 판돈이 오간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업주와 관계자 94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약 10개월간 16개의 불법 홀덤펍을 기업형으로 운영하며 사행심을 조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홀덤펍 내 불법 행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경찰청은 불법 도박 근절을 위한 강력한 집중 단속을 지속하고 있다.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홀덤펍을 위장한 불법 도박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지난 2023년부터 상시 단속을 진행 중이며, 연중 특정 기간을 정해 고강도 집중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며 "올해도 홀덤펍에 대한 단속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주로 젊은 층이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즐기러 갔다가 도박의 늪에 빠져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사행성이 만연한 홀덤펍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도박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이 홀덤펍으로 유입되거나, 주류와 카드 게임이 오가는 사업장에 청소년을 고용하는 위법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여성가족부(국가데이터처 인용)가 지난 2024년에 청소년 98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1.5%(148명)가 홀덤펍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45.7%(68명)는 '나이 확인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고 답했으며, 54.3%(80명)는 '나이를 확인하고도 이용이 가능했다'고 밝혀 홀덤펍이 사실상 청소년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증명했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지난 2024년 5월부터 청소년들이 홀덤펍에 출입하거나 고용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홀덤펍을 포함한 도박 및 사행심 조장 게임 제공업소를 '청소년 출입·고용금지 업소'로 공식 고시한 것이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전 차관은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청소년의 도박 경험이 증가하며, 사회문제화 되고 있어 적극적인 예방조치가 필요하다"며 "청소년들이 불법 사행행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세심히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근 일부 홀덤펍에서는 불법 마약 투약이나 도박 채무로 인한 감금·폭행 사건까지 빈번하게 발생하며 단순한 오락 공간을 넘어 사회적 범죄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텔레그램 속 '치외법권'... 불법 홀덤 게임 현장의 현실

사진 AI 생성.
사진 AI 생성.

"화투판에서 남 속이는 게 뭐 그리 대단합니까? 속는 놈이 바보지!"

영화 '타짜' 속 주인공의 이 서늘한 대사는 2026년 현재, 대한민국 도심 음지로 숨어든 불법 홀덤바에서 섬뜩한 현실로 재현되고 있다.

<뉴스락> 은 최근 불법 홀덤펍의 실태를 경험한 제보자들을 통해 음지화된 도박 시장의 민낯을 추적했다.

사설 홀덤펍을 전전하며 도박에 중독됐던 직장인 A씨의 시작은 평범했다. 

그는 "길거리 전단지를 보고 호기심에 발을 들인 것이 화근이었다"며 운을 뗐다. 

단순한 유희로 시작된 게임은 지인의 권유와 사설 도박장의 유혹이 더해지며 그를 음지의 심연으로 끌어들였다.

A씨가 목격한 현장은 무법천지였다. 정부의 단속이 심해지기 전에는 도심의 일반 홀덤펍조차 칩을 현금화하거나 시드권을 불법 거래하는 변칙 영업이 공공연했다. 

특히 단속의 망을 피하고자 도입된 '텔레그램' 기반의 모집 방식은 범죄의 폐쇄성을 극대화했다. 

관계자의 추천 없이는 접근조차 불가능한 이 비밀 채팅방은 단순 도박판을 넘어 마약 거래와 불법 대출이 판치는 '범죄 복합 플랫폼'으로 변질돼 있었다.

A씨는 "정부의 단속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억제 효과는 미비하다"며 "단순한 게임으로 시작해도 한 번 발을 들이면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고 끊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이라고 경고했다.

현직 카지노 종사자 B씨의 증언은 더욱 충격적이다. 합법과 불법 현장을 모두 경험한 그는 사설 홀덤펍의 공기를 '살벌함' 그 자체로 묘사했다. 

B씨는 "취미로 즐기는 합법 업장과 달리, 판돈이 오가는 사설 업장은 눈빛부터 다르다"며, 영화 속에서나 보던 '공작 게임(셋업 게임)'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특정 인물을 타겟으로 삼아 블랙딜러와 공모자들이 짜고 치는 사기 도박이 텔레그램을 통해 정교하게 기획된다"며 "인당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판을 짜고 한 사람의 돈을 갈취하는 범죄가 빈번하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텔레그램에서 제보된 사례를 바탕으로 언어를 순화해 재구성한 채팅방 내용. 출처 : 텔레그램 [뉴스락 편집]
텔레그램에서 제보된 사례를 바탕으로 언어를 순화해 재구성한 채팅방 내용. 출처 : 텔레그램 [뉴스락 편집]

실제로 <뉴스락> 이 확인한 텔레그램 '제보방'에서는 불법 홀덤 게임 운영 주동자와 참여자 간의 진흙탕 싸움이 빈번했다. 

게임 참여비를 외상(미수금)으로 걸고 게임을 하다 도주한 이들을 찾는 소위 '현상수배' 글이 난무했다. 

불법 행위 자체가 전제돼 있기에 경찰 신고 대신 사적 응징과 폭로가 이어지는, 그야말로 법치 외부의 '치외법권' 지대였다.

서울 마포구 내 합법 홀덤펍에서 게임이 이뤄지는 실제 모습. 사진=장민지 기자 [뉴스락 편집]
서울 마포구 내 합법 홀덤펍에서 게임이 이뤄지는 실제 모습. 사진=장민지 기자 [뉴스락 편집]

반면, <뉴스락> 이 직접 방문한 마포구의 한 합법 홀덤펍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철저한 신원 확인과 앱 기반의 투명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바인권(참가비)은 2~3만 원대로 저렴했고, 입문자를 위한 교육 시스템도 갖춰져 있었다. 한쪽 벽면에 고시된 규정은 '마인드 스포츠'로서의 정체성을 고수하려는 노력을 보여줬다.

문제는 독버섯처럼 번지는 불법 영업의 대가가 선량한 합법 업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박 범죄에 대한 공포와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당하게 세금을 내며 운영하는 업장들까지 규제의 유탄을 맞고 있다.

불법 도박 시장은 텔레그램이라는 고도화된 채널을 통해 더욱 은밀해지는데, 규제의 칼날은 눈에 보이는 합법 업장만을 겨누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영화 타짜의 주인공 대사처럼 속는 자를 바보로 만드는 시스템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단순 단속을 넘어 변칙 영업의 숨통을 조이는 정밀한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단속 넘어 '추적'으로... 수익성 마비시키는 정밀 타격 시급

관광진흥법 개정 후 차이점.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뉴스락 편집]
관광진흥법 개정 후 차이점.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뉴스락 편집]

국내 홀덤펍 열풍이 불법 도박 범죄로 얼룩지자 정부는 법안 개정과 처벌 수위 강화라는 칼을 빼 들었다. 

하지만 규제의 그물이 촘촘해질수록 불법 홀덤펍은 더욱 깊은 음지로 파고들며 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풍선 효과'를 낳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청 합동으로 관광진흥법을 개정, '카지노업 유사행위 금지 지침'을 마련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카지노업으로 등록되지 않은 일반음식점(홀덤펍) 내에서의 모든 금전적 거래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게임 칩의 현금 환전 ▲본인 확인이 불가능한 시드권 배부 및 양도·양수 ▲게임 포인트를 이용한 식음료 및 입장권 구매 등이 모두 불법화됐다. 

또한 참가비(바인비)를 모아 우승자에게 상금을 지급하는 행위 역시 카지노업 유사행위로 간주해 엄격히 금지된다. 

일반 홀덤펍은 게임 그 자체의 즐거움 외에 어떠한 재산상 이익도 오갈 수 없는 구조여야 한다.

문제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수사 현장에서는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업장 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개인 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진짜 음지' 도박장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2023년부터 본격적인 집중 단속을 펼쳐왔으나, 단속을 피해 일반 주택 등으로 숨어드는 변칙 영업이 늘고 있어 뿌리 뽑기가 쉽지 않은 실정" 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현장 급습 위주의 '단속'을 넘어 자금의 흐름을 끊는 '추적' 중심의 수사 체계가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박 의심 계좌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불법 환전에 이용된 계좌를 보이스피싱 사례처럼 즉각 동결하는 강력한 금융 제재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홀덤이 건전한 마인드 스포츠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법망을 비웃는 변칙 영업의 '수익성' 자체를 마비시키는 정밀한 타격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락 미니인터뷰]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주거 공간으로 침투한 홀덤펍은 단순한 도박이 아니라 각종 범죄를 파생시키는 온상으로, 처벌을 전제로 한 제도권 관리 없이는 결코 놀이 문화가 될 수 없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주거 시설로 침투하고 있는 불법 홀덤펍의 위험성에 대해 단순한 도박장을 넘어 온갖 불법 행위가 파생되는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 교수는 현재 홀덤펍이 상업지구가 아닌 민간 원룸이나 모텔 등 일상적인 주거 공간으로 스며들면서 사실상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운영되다 보니 도박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추가적인 불법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라며 "홀덤펍이라는 수단으로 사람들을 유인해 더 심각한 범죄로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단속보다 놀이 문화로의 인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경찰이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는 홀덤펍이 이미 단순한 유희의 수준을 넘어 비밀 단기 임대 등을 통한 부가적인 범죄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홀덤펍이 건전하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비제도권에 머물러 있는 운영 방식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언했다. 

투명한 장소에서 운영하며 세금 보고와 치안 질서를 준수하는 체계가 갖춰져야만 비로소 안전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또한 도박 중독자에 대한 처벌 대신 치료를 우선해야 한다는 논의에 대해서는 현행법과 책임 원칙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중독 장애라는 진단이 나오는 순간 우리 형법은 심신미약으로 간주해 책임을 경감시키는 구조"라며, 치료를 이유로 처벌을 면제하는 것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범주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도박이나 마약 같은 불법 행위는 형법상 엄연한 범죄이므로 처벌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도박으로 검거돼 징역형을 살게 될 경우, 교도소 안에서 운영되는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형벌의 일종으로 적용하는 것이 법적 책임을 묻는 동시에 교정을 진행하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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