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미' 결말] 조용해서 더 깊었던 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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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미' 결말] 조용해서 더 깊었던 화양연화

뉴스컬처 2026-01-24 07:53: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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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러브 미’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외로움을 사랑으로 채우는 법을 조용히 건네며 6주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거창한 사건도, 자극적인 반전도 없었지만 그 대신 인물들의 마음을 끝까지 따라간 이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자신만의 호흡을 잃지 않았다.

지난 23일 방송된 11~12회에서 서준경(서현진)은 진실이 언제나 구원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자신이 연 판도라의 상자 앞에서, 준경이 할 수 있었던 건 도망이 아닌 사과였다. 주도현(장률)의 침묵과 상처, 다니엘(문우진)의 혼란을 마주하면서도 이번엔 물러서지 않았다. 15년 전처럼, 또다시 자신을 붙잡아준 도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 연인 임윤주(공성하)는 결국 다니엘을 데리고 독일로 떠나기로 결정했지만, 마지막 순간 “아빠”라는 호칭이 다시 불린 장면은 혈연을 넘어선 관계가 쉽게 지워지지 않음을 남겼다. 떠남과 남음, 단절과 연속이 교차하는 ‘러브 미’다운 이별이었다.

사진=러브 미
사진=러브 미

서진호(유재명)는 또 한 번 인생의 시험대 앞에 섰다. 연인 진자영(윤세아)의 초로기 알츠하이머 진단. 기억이 사라지기 전 그를 놓아주려 사라진 자영을 끝내 찾아낸 진호는 “사랑 앞에서 도망치지 않겠다”는 선택으로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하루 사이 무너진 진호를 꼭 안아주는 자영의 모습은 슬픔보다 더 단단한 사랑의 얼굴을 보여줬다.

서준서(이시우)는 자기만의 속도로 삶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열등감에서 뱉은 말로 상처를 줬지만, 지혜온(다현)의 소설 속 진심을 읽은 뒤 ‘돈으로 자격을 사는 길’을 거부한다. 혜온이 건넨 1호 팬을 향한 1호 사인은, 이 커플이 선택한 사랑의 방식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증명했다.

엔딩은 ‘서씨네’ 가족의 생일 파티였다. 자영의 병을 고백하는 순간에도 누구도 더 묻지 않았다. 대신 박수치고, 사진을 찍고, 안아주며 함께 울었다. 슬픔과 행복이 고요하면서도 요란하게 공존하는 풍경. 오래된 가족사진 옆에 새로운 가족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였다.

시간은 다시 각자의 자리로 흘렀다. 진호는 치료를 받는 자영의 곁을 지켰고, 준서는 일기예보관이 되어 내일의 날씨를 전했다. 준경은 도현과 결혼을 준비하며 입양을 고민한다. 이제 홀로 걷는 밤 산책도 더 이상 쓸쓸하지 않다.

“행복은 어쩌면 외로움과 닮아 있는 게 아닐까.”

준경의 내레이션처럼, 외로움은 결핍이 아니라 사랑의 다른 이름이었다.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드라마

‘러브 미’에는 주인공과 조연의 경계가 없었다. 서현진, 유재명, 이시우를 중심으로 한 ‘서씨네’ 가족은 물론, 주변 인물들까지 누구 하나 소모되지 않았다. 각자의 상처와 선택이 가볍게 정리되지 않았기에, 시청자 역시 이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었다.

▲조영민 감독X박은영·박희권 작가의 멜로 미학

조영민 감독은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여백에 남겼고, 박은영·박희권 작가는 일상의 결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쌓아 올렸다. 과장 없는 연출과 현실적인 대사는 ‘조용한 인생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완성했다.

▲외로움을 인정한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러브 미’

드라마가 끝내 도달한 곳은 ‘완벽한 회복’이 아니었다. 상처를 안은 채로도 다시 사랑해도 괜찮다는 허락. 흔들려도 돌아올 수 있다는 안심.

‘러브 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외로움 한가운데 서 있는 이들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사랑해줘도 괜찮다고.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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