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는 안전하다? ‘덜 해로운 담배’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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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는 안전하다? ‘덜 해로운 담배’의 함정

디지틀조선일보 2026-01-24 06:00:00 신고

3줄요약
  •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하는 이들이 많지만, 높은 니코틴 중독의 벽은 뛰어넘기 쉽지 않다. 이 틈을 파고든 대안이 전자담배다. 전자담배는 연초보다 냄새가 덜한데다 ‘덜 해롭다’는 인식이 더해지며 금연의 중간 단계처럼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유선 교수는 전자담배를 담배의 ‘대안’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담배로 바라봐야 하는 다양한 의학적 근거를 소개했다.


  • 전자담배 사용 시 배출되는 에어로졸은 수증기처럼 보이지만, 니코틴과 각종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전자담배 사용 시 배출되는 에어로졸은 수증기처럼 보이지만, 니코틴과 각종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수증기 아닌 ‘에어로졸’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하얀 기체는 흔히 수증기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니코틴과 각종 화학물질이 섞인 에어로졸이다. 니코틴뿐 아니라 중금속, 발암 가능 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인체에 생물학적 영향을 미치는 활성 입자다. 연초와 형태는 다르지만, 흡입되는 물질의 성격 자체가 무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자담배는 크게 담뱃잎을 가열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을 가열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나뉜다. 방식은 달라도 니코틴 전달과 화학물질 흡입이라는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유해 성분이 적다”라는 말의 오류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주장은 주로 특정 유해 성분의 수치 감소에 근거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성분 일부가 줄었다고 전체 독성이 낮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부 분석에서는 연초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화학물질들이 보고되기도 했다.

    또한 가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금속 입자는 폐 깊숙이 침투해 만성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무엇이 줄었는가’보다 ‘무엇에 노출되는가’를 봐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심장과 폐는 안전할까

    전자담배는 연기가 없다는 이유로 심폐 부담이 적을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다수의 관찰연구와 메타분석에서는 전자담배 사용자가 비사용자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특히 과거 흡연력이 있는 전자담배 사용자의 위험 증가는 더 두드러진다.

    폐 건강 역시 예외가 아니다. 전자담배 사용자는 폐 기능 지표가 낮고, 장기적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됐다.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이중 사용자의 위험도는 더 높다.

    ‘병행 사용’은 금연이 아니다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 수단으로 병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임상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흡연 형태가 바로 이중 사용이다. 니코틴 노출이 줄어들지 않을 뿐 아니라, 심혈관계 부담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전자담배는 공식적인 금연 치료 기기로 승인된 적이 없으며, 실제 연구에서도 전자담배 사용이 완전한 금연으로 이어지기보다는 흡연 형태만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로 이어지는 입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기술이 발전해도 안전해지지는 않는다

    초음파 전자담배, 합성 니코틴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도 등장했지만, 기술 발전이 곧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부 연구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전자담배에서도 기존 제품과 유사한 수준의 독성 물질 생성이 보고됐다.

    최근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가 법적으로 담배에 포함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규제 강화는 그만큼 건강 위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

    전자담배는 연초보다 덜 해로운 대안이 아니다. 형태만 달라졌을 뿐, 니코틴 중독과 건강 위험이라는 본질은 그대로다. 어떤 담배가 덜 해로운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모든 형태의 니코틴에서 벗어나는 것이 유일하게 건강을 지키는 선택이라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다만 담배는 강한 중독성을 지닌 만큼 개인의 의지만으로 끊기 어렵다. 완전한 금연을 위해서는 의료진 상담과 약물치료 등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전자담배가 ‘출구’가 아니라 또 다른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 그것이 금연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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