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밥솥에서 김이 오르는 계절이다. 기온이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외식 횟수는 줄고, 집에서 밥 한 공기로 끼니를 해결하는 날이 늘어난다. 반찬은 늘 비슷한데 어떤 날은 밥이 유난히 맛있고, 어떤 날은 괜히 손이 덜 가는 이유가 생긴다. 쌀 품종이나 밥솥 차이로 넘기기 쉽지만, 원인은 훨씬 앞 단계에 있다.
대부분 쌀을 씻는 과정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물에 몇 번 헹구거나 손에 힘을 줘 박박 문지르듯 씻고, 추운 날에는 손이 시리다는 이유로 따뜻한 물을 쓰기도 한다. 처음에는 눈에 띄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밥의 향과 식감이 조금씩 무너진다. 밥맛 차이는 밥을 짓는 순간이 아니라 쌀이 처음 물을 만나는 단계에서 이미 시작된다.
쌀은 물을 흡수하는 속도가 빠른 식재료다. 첫 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손에 힘을 얼마나 줬는지, 물의 온도가 어땠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같은 쌀을 써도 밥 상태가 들쭉날쭉해지는 이유다. 오래 밥을 지어온 주부들 사이에서 공통으로 전해지는 쌀 손질 원칙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밥맛을 확실히 바꾸는 쌀 씻는 방법 3가지를 소개한다.
1. 첫 물 처리와 물 붓는 순서가 밥맛을 가른다
쌀 씻기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단계는 첫 물이다. 쌀 표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쌀가루와 저장 과정에서 남은 미세한 냄새 성분이 붙어 있다. 여기에 물이 닿는 순간 쌀은 빠르게 수분을 흡수하는데, 이때 첫 물을 오래 두면 원치 않는 성분까지 함께 스며든다. 그래서 첫 물은 붓자마자 바로 버리는 것이 기본이다. 시간을 끌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의 온도 역시 중요하다. 차가운 물은 쌀의 전분 구조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해 준다. 반면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물은 쌀알 표면을 빠르게 무르게 만들어 씻는 과정에서 상처가 생기기 쉽다. 손이 시리더라도 찬물을 사용하는 편이 결과에는 더 낫다.
물과 쌀을 넣는 순서도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그릇에 쌀을 먼저 담고 물을 붓기보다, 물을 먼저 담은 뒤 쌀을 넣는 편이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쌀알이 물속으로 부드럽게 들어가면서 표면 마찰이 줄고, 알이 깨질 가능성도 낮아진다.
2. 손에 힘 빼고 헹구는 방식이 핵심이다
쌀을 씻을 때 박박 문지르는 습관은 여전히 많다. 하지만 이 방식은 쌀알 겉면을 빠르게 마모시킨다. 쌀의 겉층에는 식감과 직결되는 성분이 남아 있는데, 이를 과하게 벗겨내면 밥이 쉽게 퍼지거나 질척해진다.
손바닥이나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원을 그리듯 저어주는 방식이 적당하다. 손을 갈고리 모양으로 세워 쌀을 살짝 움직이듯 씻으면 불순물만 떨어지고 알은 비교적 온전히 남는다. 물이 탁해지면 바로 따라내고 다시 찬물을 부어 헹군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되 횟수는 많지 않아도 된다. 보통 3~4번 정도면 충분하다.
물을 완전히 투명해질 때까지 씻는 경우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쌀 고유의 성분까지 함께 빠져나간다. 헹구는 동안에도 쌀을 물속에 오래 담가두지 않는 편이 낫다. 씻기와 불리기는 분리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고, 씻는 과정은 빠르고 짧게 끝내는 것이 원칙이다.
3. 불리는 시간까지 맞춰야 완성도가 올라간다
쌀 씻기가 끝났다면 바로 밥을 짓기보다 불리는 시간을 챙기는 편이 낫다. 불리는 과정은 쌀알 내부까지 수분을 고르게 채우는 단계다. 이 과정이 부족하면 겉은 퍼지고 속은 단단한 밥이 되기 쉽다.
불리는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기온이 높은 시기에는 약 30분, 기온이 낮은 시기에는 1시간 안팎이 적당하다. 찬물에 불릴 경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수 있다. 쌀알이 수분을 머금으면 색이 살짝 투명해지는데, 이 상태가 되면 익힘이 비교적 고르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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