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지민비조'에서 영광·곡성·담양군수 재선거 경쟁으로 '형제 정당'에서 '프레너미'(친구이자 적)로 전환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당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 혁신당 1호이자 유일한 단체장인 담양군수를 둘러싼 선거판도가 중대 기로에 놓이게 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지민비조는 2024년 제22대 총선 당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이라는 투표성향이 표심을 지배한 현상을 일컫는 말이고, 이후 우당(友黨) 관계를 유지해오던 두 당은 2024년 10월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이, 지난해 4월 담양군수 재선거에선 혁신당이 승리하면서 프레너미(친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친구인지 적인지 모호한 상대) 관계가 이어져 왔다.
2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오는 6월 지방선거 담양군수 후보로는 혁신당 정철원 군수를 비롯, 민주당 박종원·이규현 전남도의원, 이재종 전 청와대 행정관, 무소속 최화삼 전 담양새마을금고 이사장(현직 이외 가나다순) 등 5파전이 유력시되고 있다.
판세는 '2강3약' 또는 '2강1중2약'으로, 현직 프리미엄을 지닌 정 군수와 박종원 도의원이 선두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본선 판도는 민주당과 혁신당, 무소속 간 3파전이 예상됐으나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기습적인 합당 제의로 당 대 당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통합당 후보 대 무소속 간 1대 1 맞대결로 급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경선 판도는 혁신당 대 민주당, 혁신계와 민주계 간 양자 대결로 민주당 후보군이 단일화할 경우 정당 지지도 70%를 등에 업고 축배를 들 가능성이 커지고, 혁신당 후보에게 현직 프리미엄에 통합 프리미엄까지 더해질 경우, 민주당 입장에선 안방에서 또 다시 고배를 마실 수 있다.
이 때문에 합당 지분이나 전략공천 우선권이 혁신당에 주어질 경우 민주당의 거센 저항이 불 보듯 뻔하고 민심 이반과 동요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의식해선지 조국 혁신당 대표는 당의 독자적 가치와 정치적 DNA를 강조하며 "지분을 따지면, 모두가 망한다"며 '비즈니스적 합당'에는 반대했다. "시골 선거 특성상 정치적 동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혁신당 입장에선 합당을 통해 소수 정당의 한계와 꼬리표를 뗄 수 있고,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통합까지 이뤄진다면 더 없이 강한 정치적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혁신당 소속 전국 1호이자 유일한 단체장'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이 정치도의적으로 공격적 전략을 짜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합당 과정에서 대의명분을 쫓아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일부를 전략공천하거나 가점제를 적용하는 건 관례상 상식이고, 특히 현직 후보가 혁신당 소속일 경우 야속하게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는 까닭이기도 하다.
경선 후유증도 중요 변수다. 민주계든, 혁신계든 공천에서 탈락한 진영은 본선에서 제3의 인물이나 무소속에 전략적 몰표를 던질 수 있다. 지난해 재선거에서 민주당 유력주자가 경선 과정에 불만을 품고 탈당해 혁신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면서 민주당이 패배한 전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여기에 공동체 중심의 좁은 농촌선거구 특성상 악성 루머나 네거티브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되레 역풍을 맞을지도 통례상 변수 중 하나로 거론된다.
한 출마자는 "정치에선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며 "특히 담양 정치판은 변화무쌍해 합당이 본격화될 경우 후보와 표심의 이합집산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진 더연정치랩 대표는 "합당이라는 총론 아래 양당에선 당선 가능성과 전략적 배려를 놓고 정치공학적 설계에 나설 수 있고, 각론에서는 후보 반발이나 지지층 이동, '뒤통수' 논란 등 다양한 해석이 일겠지만 결국 답은 민심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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