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납부를 오는 4월 마무리하며, 5년에 걸친 ‘세기의 상속세’ 정리가 사실상 끝나게 됐다.
이로써 삼성은 경영·법적 부담에서 벗어나고, 이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도 완성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0년 10월 이건희 회장의 별세 이후, 유족에게 부과된 상속세는 약 12조 원에 달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로,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을 포함한 유산 총액은 약 26조 원이었다.
최고세율 50%와 최대주주 할증 20%가 함께 적용되며 '사상 최대 상속세'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상속세는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연부연납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오는 4월 마지막 분납을 앞두고 있다.
이재용 회장,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은 각자 상속분에 따라 세금을 부담해왔다.
주목할 점은 이재용 회장이 지분을 한 주도 매각하지 않고 상속세를 충당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배당금과 금융권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오너로서의 지배력 손실 없이 납부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상속 이후에도 지배력은 오히려 강화됐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45%로 증가했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지분 역시 각각 20.82%, 10.44%로 늘어났다.
반면, 홍라희 명예관장과 두 자녀는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 상속세를 마련했다. 홍 관장은 최근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를 유가증권 신탁 계약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하며, 총 9조 원이 넘는 세금 부담을 실질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에서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하면서 사법 리스크도 모두 해소된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발목을 잡던 법적·재정적 부담을 모두 벗어던지고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법적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국내외 경영 활동을 전면적으로 펼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삼성 총수'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된 것이다.
반도체 호황, 글로벌 공급망 재편, AI 기술 경쟁이 중첩되는 지금, 삼성은 이전보다 더욱 민첩하고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 초부터 광폭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해 엔비디아 젠슨황CEO를 잇따라 만나 반도체 협력을 강화했고, 중국·미국·일본·중동을 오가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정비에 힘을 쏟았다.
특히, 새해 사장단 회의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그룹 경영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벽두부터 대통령의 중국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참여,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통신,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등 여러 분야의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이재용회장은 중국과 미국, 일본, 중동을 잇는 공급망과 외교 채널 관리를 통해 올해 글로벌 최고 IT기업으로서의 입지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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