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인이 희생된 무안국제공항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염태영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공식 답변을 이끌어냈다.
염태영 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밤 9시가 넘도록 아무런 결론도 없이 유가족들이 이 자리를 떠날 수는 없다”며 전남경찰청을 중심으로 한 현행 수사 체계가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수사본부와 협의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으로는 유가족의 분노와 불신을 결코 해소할 수 없다”며 “국가가 책임을 지고 있다는 신호를 주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특별수사본부 설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남청 수준에서 이번 사건을 감당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권한 범위 내의 사안은 즉시 추진하고, 권한을 넘어선다면 대통령께 건의해서라도 특별수사본부가 반드시 설치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장관이 국회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 건의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염 의원은 이날 발언이 단순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달 15일 국정조사 기관보고 당시 드러난 전남경찰청의 신뢰 붕괴 사례를 언급하며, 수사 주체 자체에 대한 불신이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전남경찰청장은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압수수색 여부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고, 위증 지적이 제기된 뒤에야 사과와 정정을 했다. 염 의원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되지 않는 수사에 유가족이 신뢰를 보낼 수는 없다”며 “이 상태로는 진상규명이 아니라 책임 회피만 반복될 뿐”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청문회 마무리 발언에서도 염 의원은 특별수사본부 설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항공 분야는 전관·이해관계·기관 책임이 복잡하게 얽힌 구조”라며 “기존 수사와 조사 체계만으로는 객관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특별수사본부 설치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실질적 독립은 선택이 아니라 유가족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했다.
염 의원은 국정조사가 종료된 다음 날인 23일에도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국정조사가 또 하나의 선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실제 수사의 구조가 바뀌고 책임 소재가 명확해질 때까지 간사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염 의원은 유가족들의 또 다른 핵심 요구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회복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국토교통부 소속에서 국무조정실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은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의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여당 지도부를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에 나서고 있다. 국정조사를 계기로 수사 체계 개편과 조사기구 독립 필요성이 공식화되면서, 관련 법률 개정 논의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