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는 듯한 영하 30도의 추위가 몰아쳐도 새빨간 토마토가 가지마다 가득 열리는 곳이 있다. 튀르키예 안에서도 겨울이 가장 혹독하기로 이름난 동부 고원지대 '아으르'의 이야기다.
이곳은 축구장 수십 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거대한 유리집 안에서 한겨울을 잊은 채 수확을 이어가며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땅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그 비결을 들여다봤다.
얼어붙은 고원지대에서 피어난 빨간 결실
아으르는 튀르키예에서도 살을 파고드는 매서운 추위로 유명한 지역이다. 한겨울이면 모든 생명이 숨을 죽이고 땅이 꽁꽁 얼어붙는 날씨가 이어지지만, 4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유리온실 안은 싱싱한 채소들로 가득하다.
본래 이곳은 척박한 땅과 혹독한 날씨 탓에 겨울철 농사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바깥 기온이 아무리 낮아져도 유리 벽 안쪽에서는 토마토가 쉼 없이 자라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계절의 한계를 넘어선 시도는 이 지역 농업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예전 같으면 수입에 의존하거나 비싼 값을 치러야 했던 채소를 이제는 우리 집 앞마당처럼 가까운 곳에서 거두어들이는 셈이다. 이는 거친 자연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아낸 인간의 지혜를 잘 보여준다.
땅속 뜨거운 물로 세운 ‘천연 난방’ 시스템
이런 기적 같은 변화를 일궈낸 비결은 바로 땅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뜨거운 물, 즉 지열에 있다. 이곳에선 석유나 석탄을 태워 연기를 내뿜으며 온도를 높이지 않는다. 대신 지하 깊숙한 곳에 숨겨진 천연의 열기를 그대로 끌어다 온실 안을 따뜻하게 데우는 방식을 선택했다.
바깥 기온이 갑자기 곤두박질쳐도 온실 안쪽은 작물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에 딱 알맞은 상태를 유지한다. 자연이 주는 선물인 땅속 열기를 빌려 쓴 덕분에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키워내는 법을 찾아냈다.
화석 연료를 쓰지 않으니 비용도 아끼고 공기도 깨끗하게 지킬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다. 24시간 내내 일정하게 공급되는 땅속의 온기는 어린 토마토들이 추위에 떨지 않고 튼실하게 자라게 돕는 든든한 보호막이 된다.
일자리 1000개 만드는 거대 온실 단지
튀르키예는 여기서 걸음을 멈추지 않고 사업 규모를 대폭 키우는 중이다. 이미 8만 제곱미터 크기의 온실을 추가로 완공한 데 이어, 지금은 총 86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대규모 땅에 33개의 온실을 더 짓고 있다.
이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한 해에만 무려 2만 5000톤의 토마토를 거두어들일 수 있게 된다. 이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큰 힘이 됨과 동시에, 천 명에 달하는 주민들에게 소중한 일터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일 년 내내 먹거리를 생산하는 이 방식을 본보기로 삼아 농업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닦아야 마땅하다. 척박한 기후를 이겨낸 이 성공 사례는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 큰 울림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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