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 군 보내고 그린란드 갖겠다는 트럼프가 '평화위원회' 창설…유엔 대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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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 군 보내고 그린란드 갖겠다는 트럼프가 '평화위원회' 창설…유엔 대체하나

프레시안 2026-01-23 15:29: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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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 및 전후 복구를 위해 지난해 11월 유엔의 승인을 받은 '평화위원회' 헌장에 서명하면서 위원회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 이 기구가 유엔을 대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과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서유럽 및 동아시아의 주요 국가들은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행사장에서 19개국 정상들과 함께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헌장 서명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것"이라며 "가자지구에서 성공하면 다른 분야에도 이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59개국이 본인의 구상에 참여했다면서 "50개국 이상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실제 이날 서명식에는 19개국이 참석했다. 그는 이날 서명식에 참석한 정상들을 "여러분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들"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이날 서명식에 미국과 함께 아제르바이잔, 아르헨티나, 아르메니아, 바레인, 불가리아, 헝가리, 인도네시아, 요르단, 카자흐스탄, 카타르, 모로코, 몽골, 아랍에미리트(UAE), 파키스탄, 파라과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우즈베키스탄 등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튀르키예 등 6개 아랍 국가들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가자지구 재건을 포함해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위원회는 지난해 9월 백악관이 발표한 가자지구 휴전 및 전후 복구에 관한 '20개항 계획'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에 따르면 '평화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가자지구의 전후 전환과 통치를 감독하게 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1월 결의안 2803호를 채택해 '20개항 계획'을 승인하고 '평화위원회' 설립을 승인했는데, 위원회 활동 기간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회의에서 '평화위원회' 헌장 서명식에 참석해 본인이 서명한 헌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런데 당초 가자지구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위원회인 것처럼 여겨졌던 해당 위원회가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BC는 "이 아이디어는 미국 주도의 가자지구 전쟁 종식 노력에서 시작되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으로 승인됐지만, 이제 훨씬 더 크고 광범위하며, 세계를 상대로 한 야망을 품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유출된 이사회 헌장 초안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종신 의장직을 맡게 된다. 이 헌장에 따라 그는 회원국을 초청할지 여부를 결정할 권한, 산하 기구를 창설하거나 해산할 권한, 본인이 사임하거나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될 경우 후임자를 임명할 권한까지 갖게 된다"고 전했다.

위원회에서의 권한이 비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은 "다른 국가가 상임이사국이 되려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5000억 원)라는 엄청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위원회의 구조적 특성과 함께 유엔을 대체하려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기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이사회가 완전히 구성되면 우리는 유엔과 협력하여 원하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21일 유엔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유엔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까"라고 답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중국과 프랑스, 영국 등은 참여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평화위원회'의 기능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명시된 틀 내로 제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는 점을 비중있게 다뤘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이 위원회가 당초 구상대로 가자지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면 협력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방송은 "유출된 이사회 헌장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라며 이 위원회가 가자지구가 아닌 다른 분쟁지역까지 다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벳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BBC에 "(위원회가 당초 목적으로 한 가자문제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푸틴 대통령이 평화에 관한 논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영국 측이 위원회 참석 여부에 러시아를 언급한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평화위원회'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러시아 쪽에 다소 기울어져 있는데, 평화위원회가 이 문제까지 다루게 될 경우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항복으로 전쟁이 정리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로는 노벨평화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욕망이 이러한 위원회까지 만들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방송은 "참여를 꺼리는 국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라고 전했다.

방송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상임이사국들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간 갈등 등에서 안보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위원회' 발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영국의 전직 외교관인 마틴 그리피스 전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 사무국(OCHA) 긴급구호조정관은 BBC에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식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는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이러한 노력은 "분명히 유엔 안보리와 유엔 전체의 실패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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