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을 둘러싼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환율을 비롯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단기·중기 충격 발생 가능성은 이전 조사보다 낮아졌고, 향후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는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3일 공개한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에 따르면 금융기관, 연구기관, 대학, 해외 투자은행(IB) 등에 소속된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 75명 가운데 66.7%가 우리 금융시스템의 주요 대내 리스크로 '환율 등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지목했다. 이어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50.7%, '국내 경기 둔화'가 32.0%로 뒤를 이었다.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는 '주요국 통화·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40.0%로 가장 높았고, '글로벌 자산시장 가격 조정 가능성'이 33.3%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주요 리스크 요인 5개를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했으며, 이번 결과는 우선순위와 관계없이 응답 빈도를 집계한 수치다.
1순위 응답 기준으로도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가 26.7%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가계부채 수준(16.0%)이 그 다음이었으며, 수도권 부동산 시장 불안(6.7%), 국내 경기 부진(6.7%),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산업·금융 구조 급변(5.3%) 등도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최우선 리스크로 지목됐다.
리스크의 발생 시점에 대한 인식에서는 외환시장 변동성, 주요국 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자산가격 조정 가능성이 단기(1년 이내)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가계부채, 경기 부진, 수도권 부동산 시장 불안은 중기(1~3년) 위험 요인으로 분류됐다.
발생 가능성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는 가계부채와 외환시장 변동성, 국내 경기 부진이 모두 높은 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부채는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요인으로 평가됐고, 외환시장 변동성과 주요국 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자산가격 조정 가능성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리스크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가계부채와 고령화 등 구조적 취약성보다 외환·자산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다. 가계부채는 2023년 하반기 조사 당시 70.1%까지 응답 비중이 높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50.7%로 낮아졌다. 반면 외환시장 변동성, 글로벌 자산가격 조정 가능성, 수도권 부동산 불안 등이 새롭게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 수준에 대한 평가는 이전보다 완화됐다. 단기 충격 발생 가능성을 '높음' 또는 '매우 높음'으로 본 응답 비중은 2023년 20.8%에서 올해 12.0%까지 낮아졌다. 중기 충격 가능성에 대해서도 같은 응답 비중이 2023년 44.2%에서 2025년 24.0%로 크게 줄었다.
향후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는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정성이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이라고 평가한 비중은 2023년 40.3%에서 올해 54.7%로 확대됐고, '낮음' 또는 '매우 낮음'이라는 응답은 4.0%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로 외환·자산시장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정책 당국의 명확하고 일관된 소통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 관리의 정교화, 차주·업권별 구조적 취약성 개선, 한계기업에 대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 필요성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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