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진그룹 소속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이 오는 26일부터 항공기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최근 잇따른 보조배터리 화재사고가 항공 안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기존의 반입 관리 수준을 넘어 기내에서의 사용 자체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한 단계 강화됐다.
이번 조치는 보조배터리를 아예 기내에 들고 탈 수 없도록 하는 조치는 아니다. 다만, 탑승 이후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를 이용해 △휴대전화 △태블릿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행위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가리지 않고 모두 금지된다. 다시 말해 보조배터리는 소지할 수는 있지만, 사용할 수는 없는 물품이 된다.
정책의 핵심은 충전 금지에만 있지 않다. 기내 반입이 허용되는 만큼, 보조배터리를 어떻게 들고 타고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대한 기준도 함께 강화됐다.
승객은 탑승 전 보조배터리 단자에 절연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비닐백 또는 개별 파우치에 한 개씩 넣어 단락, 즉 합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필수 요건으로, 사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현장에서 안내나 제지가 이뤄질 수 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소속 5개 항공사는 기내에서의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 대한항공
기내에 반입한 이후의 보관 방식도 명확히 제한된다. 보조배터리는 승객이 직접 휴대하거나 좌석 앞주머니, 혹은 앞좌석 하단에 두어야 하며, 기내 선반에 넣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보조배터리에서 이상 발열이나 연기 같은 징후가 발생할 경우 선반 안에 있으면 발견과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화재사고의 특성상 초동대응이 사고 규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위험 발생 가능성뿐 아니라 사고 확산 가능성까지 함께 낮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진그룹 5개 항공사가 이처럼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놓은 배경에는 최근 국내외 항공편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보조배터리 관련 기내 화재사고가 있다.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하는 보조배터리는 충격이나 과열, 내부 결함에 따라 갑작스럽게 발화할 수 있고, 항공기라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작은 사고도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 전반에서는 기존 반입 기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전한 항공기 운항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며, 승객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모든 소속 항공사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노선이나 항공사에 따라 규정이 달라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승객들은 기내 반입 규정에 명시된 보조배터리 용량·개수 제한을 준수해야 한다. ⓒ 대한항공
현장 적용 과정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도 병행된다. 한진그룹은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공항 체크인 카운터 안내문, 알림톡 등을 통해 사전안내를 강화하고, 탑승구와 기내에서도 지속적인 방송을 통해 변경된 규정을 알릴 예정이다. 규정 자체보다 정보 전달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번 조치는 갑작스러운 대응이라기보다, 그동안 누적돼 온 안전 강화 조치의 연장선에 가깝다. 한진그룹 소속 항공사들은 이미 국토교통부 정책에 따라 체크인 카운터와 탑승구, 기내에서 단락 방지용 절연 테이프를 제공해 왔고, 기내에는 보조배터리 화재 발생 시 즉각 격리할 수 있는 전용 보관백을 최소 2개 이상 탑재해왔다.
기내 선반 외부에는 온도가 섭씨 40도를 넘을 경우 색상이 변하는 온도감응형 스티커를 부착해 선반 내부 발열을 보다 빠르게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훈련도 강화됐다. 기존의 기내 화재 대응 훈련에 더해, 보조배터리 화재 상황을 가정한 진압 훈련을 별도로 실시하며 실제 상황에서의 대응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기내 사용 전면 금지는 이런 준비 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조치다.
결국 이번 정책의 본질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예측 가능한 위험요소를 하나라도 줄이겠다는 선택에 있다. 승객 입장에서는 충전이 제한되는 불편이 따르지만, 항공기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안전이 갖는 절대적 우선순위를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단기적 불편보다 장기적 신뢰를 택한 결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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