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캐나다가 60조원대 차세대 잠수함 수주 조건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현지 공장 설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의 북미 투자 부담을 고려할 때 세제 혜택 등 정부 차원의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전략적 참여가 필요하다면 이에 상응하는 세제 혜택이나 투자 환급, 수출 지원 등 명확한 보상 체계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앨라배마·조지아 공장, 멕시코 공장 등 북미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미국에만 약 26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로 인해 환율 급등 등 비용 부담까지 겹치고 있는데, 잠수함 추가 투자까지진행되면 부하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캐나다에 공장을 신설하더라도 상당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캐나다 간 관세 이슈로 해당 경로가 막혀 있는 점도 투자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차의 캐나다 현지 공장 설립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가 검토해볼 수 있는 유인책으로는 세제·재정 지원 등이 거론된다.
구체적으로 현지 설비 투자금 일부에 대한 세액공제나 환급, 부품·완성차 수출에 대한 세제 감면, 관세 완화 협상 등은 기업에게 투자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캐나다 공장의 전기차 생산도 거론되면서 전기차·수소차 정책과의 연계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캐나다 내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수요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공장 설립을 요구하는 것은 기업 부담을 키울 수 있어 현지 보급 정책 재개나 인프라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생산 물량이 현지나 미국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일부 물량을 국내로 역수입해 내수 보급으로 흡수하는 등 정책적 ‘플랜 B’를 마련해야 현대차 입장에서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업에 경제적 타당성이 불분명한 결정을, 정치적 명분만으로 요구하는 것은 향후 주주에 대한 배임 논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국익 차원에서 해당 선택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세제·재정 지원 등 기업이 손익 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 명확한 보상 패키지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캐나다는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평가 항목 가운데 ‘경제적 혜택’에 15%의 배점을 부여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조건으로 한국에는 현대차의 현지 자동차 공장 설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잠수함 성능이나 기술력 경쟁을 넘어, 대규모 민간 투자를 포함한 산업·경제 패키지를 함께 제시하라는 의미로 사실상 방산 수주를 국가 간 산업 협력 경쟁으로 확대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건이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범정부 차원의 전략적 대응 없이는 수주전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경쟁국인 독일은 이미 잠수함 수주를 염두에 두고 범정부 차원의 ‘패키지 딜’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를 전면에 내세워 ‘광산–배터리–완성차’로 이어지는 배터리 공급망을 캐나다 현지에 구축하는 구상을 제시했으며 이를 이미 실행 단계에 옮긴 상태다.
폭스바겐 그룹 자회사인 파워코는 70억달러를 투자해 온타리오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착수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록 테크 리튬과 장기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자원 확보까지 포함한 산업 협력 패키지를 완성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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