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성진·신희재 기자 | 한국스포츠경제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박지영 이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이사장은 2시간여 동안 체육인의 윤리와 인권 보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스포츠윤리센터가 이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면에 다 담지 못한 박 이사장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 올해로 이사장 취임 3년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2년의 시간을 돌아본다면?
지난 2년은 신고가 급증하는 현실 속에서 스포츠윤리센터가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독립적인 체육인권익보호 기관’이라는 역할을 분명히 해 온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와 조직, 그리고 사람을 하나씩 정비하며 센터의 기본 틀을 다져 왔습니다.
취임 첫해는 무엇보다 노사관계의 신뢰 회복과 조직 안정화에 집중했습니다.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지난 2년간 예산은 약 30% 증액되었고, 정규직 인력도 약 14% 증원할 수 있었습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첫해에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방만 경영 요소 정비 등 쉽지 않은 과제도 있었지만, 노사가 한 팀이 되어 합의하며 풀어냈다는 점이 의미 있었습니다.
저는 성과보다 신뢰의 축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은 내부 구성원 간의 신뢰, 외부 체육인들의 신뢰를 함께 쌓아온 시간이었습니다. 센터가 현장에서 ‘신고하면 보호받는다’는 믿음을 만들어가는 시간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사건 처리 건수는 2024~2025년 2년간 609건에서 1250건으로 크게 늘었지만, 평균 처리 기간은 181일에서 122일로 59일이나 단축됐습니다. 더 많은 사건을 다루면서도, 더 신속하게 대응하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돌아보면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 있었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 이사장으로서 아쉽거나 부족하다고 느꼈나요? 뿌듯하거나 어려웠던 결정의 순간이 있었는지?
이사장으로서 내부 조직을 운영하는데 외부 체육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늘 아쉽고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처음 이곳에 부임했을 당시, 조직은 결코 좋은 상황이라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 내부 조직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일, 동시에 체육인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습니다.
저는 2024년 1월 17일 센터에 부임했는데 그때는 이미 2024년 예산과 사업계획이 모두 수립된 상태였습니다. 주어진 인력과 예산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직원들과 한 팀으로 노력한 덕분에 한정된 예산과 계획 속에서도, 제도와 조직은 조금씩 정비해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히 느낀 점이 있습니다. 조직 내부에서 규정과 조직을 정비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과제인 체육과의 신뢰 확보라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체육인들에게 ‘관행’이 아니라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 ‘친근함이나 장난’이 아니라 인권침해를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 변화가 모든 체육인에게 같은 속도와 같은 깊이로 닿았다고 말하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으로는 체육 현장에서 법적 징벌과 징계는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법적 징벌은 범죄에 대한 국가의 처벌로, 수사와 재판을 통해 형사 책임을 묻는 과정입니다. 반면 체육 분야의 징계는 형벌이 아니라, 선수와 지도자, 체육단체 구성원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와 규범을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자율적·행정적 조치입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징계를 처벌이나 형벌과 동일시하는 인식이 남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징계가 마치 과도한 제재이거나, 법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에는 아무 조치도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체육 분야에서의 징계는 범죄 여부를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선수의 안전과 공정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입니다. 조사와 징계 요구는 제도적으로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구조와 취지가 현장에서 온전히 이해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남습니다.
조사와 징계 요구는 제도적으로 독립되어 이루어지지만, 조직을 운영하는 책임자로서 저는 늘 ‘조직을 운영하며 체육인 권익 보호라는 현안들에 과연 그 결정이 최선이었는가’를 늘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그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 그 자체가 이사장으로서 제가 져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사장님께서는 인권 부분을 강조하신 것으로 압니다. 피해자 보호가 현장에서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나아질 수 있을까요.
피해자 보호가 어려운 이유는 개인 간의 가해·피해 관계가 아니라, 권력관계와 생계·진로가 얽힌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대표 선발, 출전 기회, 지도자의 평가와 진로가 협회나 연맹, 특정 지도자에게 집중된 현실에서 피해자가 신고를 결심하는 것은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들이 ‘선수나 지도자를 그만둘 각오가 아니면 신고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개선의 핵심은 ‘신고받는 것’이 아니라, ‘신고 이후에도 안전이 보장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가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고립되거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면 제도는 작동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스포츠윤리센터는 (신고 조사 단계에서) 익명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 왔습니다. 2025년 11월부터는 익명 신고뿐 아니라 가명 조사 체계를 도입해 신고 접수와 조사 단계에서 익명·가명 신고를 제도화했고,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조사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으로 저는 조사와 징계는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 보호를 전제로 한 독립적 조사와 징계 이행이 기능해지려면, 조사기관이 체육단체와 별개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또한 조사 기구와 징계 기구인 체육단체 공정위원회는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회장이나 집행부의 관여가 없는 공정위원회 역시 실질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체육계에 몸담았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각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는 각 기관에서 추천하는 것으로 일정 부분 개선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교육받은 변호사, 교수, 각 종목 관계자 등 전문 인력풀을 구성하고, 무작위 선정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위원 선정 이후에는 집행부와 접촉을 철저히 차단해야 합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이유로 스포츠윤리센터가 필요했고, 앞으로도 센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피해자가 ‘운동을 그만두지 않아도 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 윤리와 인권이라는 가치가 성과·메달 중심의 스포츠 구조와 충돌할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인권을 지키면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논리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윤리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충분히 성과와 메달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선수들에게는 통제와 압박보다 동기부여가 되고, 운동 자체가 즐거운 훈련 그리고 스스로 성취하기 위한 훈련 환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수가 목표를 이해하고, 자신의 성장을 체감할 수 있을 때 성과는 따라옵니다.
제가 국제심판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나라의 훈련 방식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아티스틱 스위밍 종목의 팀 훈련을 예로 들면, 지도자가 일방적으로 틀린 점을 지적하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수들끼리 서로 의논하며 박자와 동작을 맞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놀랍게도 북한 지도자에게 선수들의 박자 정확도에 대해 질문했을 때도, 같은 방식의 답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또 인상 깊었던 것은 자율성과 기회의 구조였습니다. 팀의 후보 선수가 모든 동작을 숙지하고 연습하고 있다면, 주전 선수가 개인적인 사유로 빠질 경우 후보 선수에게 자연스럽게 기회가 주어집니다. 후보 선수는 언제든 투입될 수 있다는 전제 속에서 훈련하고, 팀은 그 선택을 존중합니다.
이런 방식이 오히려 팀의 집중도와 책임감을 높인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권침해나 강한 통제에 의한 훈련이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윤리와 인권은 성과를 제한하는 조건이 아니라 성과가 서기 위한 바닥(기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메달로 정당화될 수 있는 인권침해는 없습니다. 성적이 좋을수록, 조직이 문제를 덮으려는 유혹이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판단 기준은 ‘성적’이 아니라 선수나 지도자의 안전입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바로 그 안전이 흔들릴 때 개입하는 공적 장치이고, 그 개입은 단기적인 성과를 막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해당 종목의 신뢰와 성적 기반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 2차 가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센터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많은 분이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징계를 떠올리지만, 저는 반드시 그렇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가장 강력한 조치는 초기 차단과 사후관리입니다.
먼저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요청할 경우, 센터는 즉시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간 분리, 직무 조정, 접촉 금지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피해자가 더 이상 불안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동시에 상담, 의료, 법률 등 피해자 지원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이 종결된 이후입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많이 발생하는 문제로 조사 중에는 조직이 조심하다가 종결과 동시에 태도가 바뀌는 경우입니다. 눈에 띄는 보복이 아니라, 배제나 불이익, 분위기 조성 같은 방식으로 2차 가해가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센터는 종결이 끝이 아니라, 종결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센터는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사건 종결 후 최소 1년 동안 1·3·6·9·12개월 단위로 정기 모니터링하고, 그 과정에서 2차 피해의 신호가 포착되면 분리 조치, 직무정지, 접촉 금지 등으로 즉시 개입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물론 인력과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부처와 잘 협의해야겠지요.
2차 가해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처벌했다’는 선언보다 피해자가 다시 고립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조사와 징계요구는 시작이고 보호는 끝까지 가야 하는 역할이 센터가 강화해야 하는 부분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 장기적으로 피해자가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가장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포츠윤리센터도 이 부분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많은 피해자들은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할 때 이미 운동을 그만둘 각오를 하고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단순히 사건 자체 때문이 아니라 신고 이후 훈련 환경에서 고립되거나, ‘문제 제기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신고하더라도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조가 없다면 신고는 곧 은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센터는 상담과 조사에 그치지 않고, 의료·법률·심리 지원은 물론 체육활동 지원까지 포함한 피해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상담·신고 접수일로부터 최대 3년 이내까지 필요한 지원을 연계하고 있으며, 피해자의 회복과 복귀를 함께 돕는 방향으로 체계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속 체육단체로부터 불이익받지 않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국가와 제도가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센터의 개입이 현장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생각을 갖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반발을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으로 스포츠윤리센터는 징계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아니라 체육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독립적 체육인 권익 보호 기관입니다.
저는 센터의 역할이 체육단체나 현장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자율성과 방임은 다릅니다. 센터의 개입은 현장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선수의 안전과 스포츠의 공정성이라는 최소한의 기준을 지키기 위한 공적 개입입니다. 이 최소 기준이 지켜지지 않는 상태에서의 자율은, 결국 권한을 가진 사람의 재량으로 흘러가고 가장 약한 사람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설득에 필요한 것은 관행이 아니라 절차의 공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안에는 개입하고 어떤 사안에는 그렇지 않다면, 현장은 센터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센터는 동일한 기준과 동일한 절차로 판단하고, 다른 체육단체에서도 관행을 없애려는 사례를 안내하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센터는 현장을 통제하려는 게 아니라, 선수 안전과 공정성이라는 최소 기준을 지키려는 겁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디까지가 지도이고, 어디부터가 폭력인지’가 흐릿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센터는 단순히 사후적으로 개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사례 중심 교육과 제도화를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장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장이 스스로 기준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과정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개인 간의 가해·피해 관계가 아니라 권력관계와 생계·진로가 얽힌 구조의 문제라는 사실입니다. 국가대표 선발, 출전 기회, 지도자의 평가와 진로가 협회나 연맹, 특정 지도자에게 집중된 현실에서 피해자가 신고를 결심하는 것은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많은 피해자가 ‘선수나 지도자를 그만둘 각오가 아니면 신고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신고인의 신원을 철저히 보호하고, 체육인들이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조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체육단체의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독립된 조사가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의 핵심 취지입니다. 센터는 현장의 자율을 빼앗은 기관이 아니라 체육인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생각합니다.
- 센터가 지금보다 더 강한 조사 권한이나 제재 수단을 가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저는 권한의 크기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실효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윤리센터나 체육단체 모두 지금의 국민체육진흥법을 제대로 지켜 시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강한 제재 수단이 있어도 그 결과가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제재 기관이라기보다 체육단체가 징계 조치를 신속하고 책임 있게 이행하도록 만드는 제도적 장치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징계를 더 빨리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체육진흥법의 보완과 정비가 중요하고 현재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자: 이기헌 의원 등 10인, 발의일: 2025년 9월 18일)
징계 요구에 대한 조치요구 기간 단축(현 90일 → 60일)
보완 요구 기간 단축(현 90일 → 30일)
미이행 단체 과태료 부과 등
2025년 8월 개정법 시행 이후 센터는 이의신청 제도와 징계 재조치 요구 권한이 새로 부여됐습니다. 징계 요구에 대한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할 경우 재정지원 제한 요구까지 연계하는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해 왔습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징계 이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형식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징계 이행률, 즉 그 결론이 현장에서 신속히 지켜지느냐입니다. 센터는 조사권은 있지만 수사권은 없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금품 수수 등 범죄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수사기관에 수사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사법경찰 제도 도입 문제 역시 센터 설립 초기부터 계속 논의되어 온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이 부분은 권한 확대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목적과 실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주어진 권한이 현장에서 끝까지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 ‘조사, 조치, 이행’이 끊김이 없이 이어지는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 지도자 평가나 승진 시스템과 윤리 교육을 연계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윤리 교육이 권고 수준에 머물면 현장은 바뀌지 않습니다. 윤리는 교육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평가와 책임 구조 안에 들어가야 실제 행동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윤리 교육을 성실히 이수한 지도자나 협회에는 분명한 가점과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취지에서 2025년 연말 현장 교육과 대면 교육을 성실히 한 체육단체를 대상으로 장관상 3점과 스포츠윤리센터상 3점을 시상했습니다. 앞으로 매년 공적심사를 통해 단체와 개인을 선정해 시상할 계획입니다. 윤리를 잘 지킨 것이 실제로 인정받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센터는 교육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이수 확인을 넘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사례 기반·현장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고자 하며 LMS(학습 관리 시스템) 기능 개선을 통해 이수 관리 고도화를 통해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교육했느냐가 아니라 그 교육이 현장에서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지느냐입니다. 센터는 지도자 대상 법정의무교육뿐만 아니라, 연령별·대상별로 88종의 교육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장애·장애 체육, 지도자·선수·임직원 대상은 물론 외국인 지도자와 귀화 선수들을 위한 영어·스페인어 교육 콘텐츠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예방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확대되어야 할 핵심 정책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개인이나 체육단체의 평가로 이어지는 제도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도록 그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스포츠윤리센터가 반드시 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 선수 시절 겪었던 경험 중 지금의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장면은 무엇인가요?
체육계에서 겪은 여러 경험과 체육인이었다는 것, 다양한 경험이 기관장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지금의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늘 그때그때 맡은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정도를 지키고 성실하게 해 나가자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새로운 도전들이 모여서 조직을 운영하는 일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비인기 종목인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로 시작했고 ‘선수는 공부를 안 한다’는 사회적 편견을 깨고 싶어 정치외교학 석사과정에 도전해 세 번 만에 합격하기도 했습니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 단절을 겪었고, 박사과정에서는 체육철학을 공부하며 심판으로 다시 체육 현장에 돌아왔습니다. 올림픽 국제심판이라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어처구니없는 일로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크게 좌절한 적도 있습니다. 다만 이후 올림픽 해설위원으로 여러 차례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었고, 지금은 그 경험마저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력 단절 체육인들을 돕고 싶어 2006년 필라테스를 국내에 보급했고 대학 강의를 하며 엔터테인먼트 이사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남북관계를 공부하던 저는 북한학으로 스포츠 외교를 설명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이어가다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라는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 이력을 돌아보며 ‘왜 이렇게 일관성이 없을까’라고 스스로 부끄러웠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의 ‘Connecting the Dots’ 연설을 들으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나중에 모든 점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고 지금의 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저의 모든 경험들이 점처럼 이어져 이곳으로 왔고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체육인의 권익을 지키고 조직을 운영하는 데 다양한 경험들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10년 뒤 한국 스포츠 현장에서 스포츠윤리센터가 없어도 될 만큼 성숙해질 수 있다고 보십니까?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한 지 이제 6년째인데 그동안 스포츠계의 윤리 문화는 분명히 이전보다 많이 성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신고가 늘고 인권과 윤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자연스러워졌다는 점만 보더라도 스포츠계는 앞으로도 점점 더 성숙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나 법원, 감사원이 사회의 기본 질서를 지키는 역할을 하듯이 스포츠윤리센터 역시 현장을 지키는 공적 안전장치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포츠윤리센터는 단순히 조사와 징계 요구만 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법정의무교육을 통한 예방 교육, 징계 이력 관리 시스템 운영, 그리고 인권침해를 사전에 막기 위한 인권보호관 활동까지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전 예방 기능들은 없어지기보다는 오히려 확대되어야 할 스포츠윤리센터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 임기를 마칠 때 ‘이것 하나는 바꿔놓았다’고 말하고 싶은 변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신고하면 보호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기를 바랐습니다. 지위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조사관과 심의위원회가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고 공정하게 조사하고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가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하게 붙잡아 온 목표였습니다.
실제로 신고가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센터의 신고 접수는 851건에서 1536건으로, 상담 건수는 3897건에서 6597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이 수치는 단순히 ‘문제가 많아졌다’는 의미라기보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임기를 마칠 때 체육인들이 가장 힘든 순간에 ‘그래도 스포츠윤리센터는 믿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센터의 역할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이사장님은 어떤 표현을 쓰고 싶으신가요?
‘스포츠윤리센터는 국민과 함께 스포츠윤리를 수호하는 체육인 권익 보호기관입니다’ 이것이 스포츠윤리센터의 중장기 미션입니다. 현장에서 체육인들이 가장 힘들 때 ‘그래도 이곳은 믿고 말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하는 존재, 저는 스포츠윤리센터를 그런 의미에서 체육인들의 수호천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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