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체육인의 보호장치, 박지영 이사장이 그리는 스포츠윤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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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체육인의 보호장치, 박지영 이사장이 그리는 스포츠윤리센터

한스경제 2026-01-23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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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본지 김성진 스포츠레저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2026.01.20
박지영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본지 김성진 스포츠레저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2026.01.20

| 한스경제=김성진·신희재 기자 | 지도라는 명목하에 선수에게 가해진 폭력적인 행위. 불필요한 신체접촉은 교육이라는 단어 아래 포장됐고, 관행이라는 이유로 비리가 벌어졌다. 체육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당연하다고 여겼던 인권 침해, 불공정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생각이 바뀌면서 체육계 현장에서 자정하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사각지대에서는 여전히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환경과 구조다. 피해자가 문제를 거론하면 구제받지 못하고, 자신의 생계를 포기할 정도로 더 큰 피해를 보는 일이 벌어진다.

이런 현실에서 2020년 8월 출범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인의 권익을 대변하고 보호하기 위해 체육계 인권침해 및 스포츠 비리 예방하는 공적 장치다. 조사와 징계 요구, 피해자 보호와 예방 교육까지, 센터는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독립적인 체육인권익보호 기관으로 역할하고 있다.

올해로 취임 3년째를 맞은 박지영(56) 센터 이사장은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 출신으로 국제심판과 올림픽 해설위원 등 체육계 안팎의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비인기 종목 선수로서 현장 경험,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스포츠 외교를 위한 남북관계 연구 등 다양한 이력을 지녔다. 단절처럼 보이는 박 이사장의 이력이지만, 그는 故(고)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Connecting the Dots’를 언급하며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모든 점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고 지금 일에 도움이 된다. 내 모든 경험이 점처럼 이어져 이곳에 왔고, 체육인의 권익을 지키고 조직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 소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만난 박 이사장은 지난 2년을 “제도와 조직, 인력을 하나씩 정비하며 기본 틀을 다져왔다”고 돌아봤다. 그는 취임 첫해에 무엇보다 노사관계의 신뢰 회복과 조직 안정화에 집중했다. 공공기관 지정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 임금피크제 도입과 방만 경영 요소 정비 등 쉽지 않은 과제도 있었지만, 노사가 한 팀이 되어 합의로 풀어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예산은 약 30% 증액됐고, 정규직 인력도 약 14% 늘었다.

또한 “성과보다 신뢰의 축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2025년 사건 처리 건수는 609건에서 125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는데, 평균 처리 기간은 181일에서 122일로 59일 단축됐다. “더 많은 사건을 다루면서도 더 신속하게 대응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지영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본지 김성진 스포츠레저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2026.01.20
박지영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본지 김성진 스포츠레저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2026.01.20

▲ 징계는 처벌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

박 이사장은 그간 아쉽게 느끼는 부분으로 체육 현장의 인식이다. 특히 법적 징벌과 체육 분야 징계를 동일시하는 시선을 짚었다. 그는 “형사 처벌은 범죄에 대한 국가의 판단이다. 하지만 체육 분야의 징계는 선수와 지도자, 체육단체 구성원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와 규범을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행정적•자율적 조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징계를 과도한 처벌로 받아들이거나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에는 아무 조치도 해서는 안 된다고 여긴다. 박 이사장은 “체육 분야의 징계는 범죄 여부를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선수의 안전과 공정한 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보호가 어려운 이유 역시 개인 간 가해와 피해가 아닌 권력과 생계, 진로가 얽힌 구조적 문제라고 보았다. 국가대표 선발과 출전 기회, 지도자의 평가가 특정 단체나 개인에게 집중된 현실에서 피해자가 신고를 결심하는 것은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익명신고에 더해 가명 조사 체계를 도입하고 조사 단계에서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본지 김성진 스포츠레저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2026.01.20
박지영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본지 김성진 스포츠레저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2026.01.20

▲ 윤리와 인권은 성과의 적이 아니라, 성과의 기초

윤리와 인권이 성과•메달 중심의 스포츠 구조와 충돌한다는 주장에 대해 박 이사장은 분명한 어조로 “인권을 지키면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 윤리와 인권은 성과를 제한하는 조건이 아니라 성과가 서기 위한 기초”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과거 아티스틱 스위밍 국제심판으로 활동하며 접한 해외 여러 나라의 훈련 방식을 사례로 들었다. 지도자의 강한 통제 대신 선수들의 자율과 토론을 존중하는 훈련 방식, 후보 선수에게도 실질적인 기회를 부여하는 구조가 오히려 팀의 집중도와 책임감을 높였다는 것이다. 그는 “메달(성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인권침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2차 가해 문제도 센터의 역할은 징계보다 피해자를 보고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에 있다고 전했다. 조사 종결 이후 최소 1년간 정기 모니터링으로 보복이나 배제 등 2차 피해 신호가 감지되면 즉각 개입하는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내년 1월 이사장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그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신고하면 보호받을 수 있는 곳’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근 신고 접수와 상담 건수가 많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말할 수 있게 됐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어 “체육인들이 가장 힘든 순간에 ‘그래도 스포츠윤리센터는 믿고 말할 수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내 역할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는 바람을 남겼다.

박지영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본지 김성진 스포츠레저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2026.01.20
박지영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본지 김성진 스포츠레저부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202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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