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이다. 집에 돌아오면 손부터 차가워지고, 자연스럽게 귤 한두 개를 집어 들게 되는 계절이다. 겨울 내내 가장 익숙한 과일이던 귤도 이 시기가 되면 조금씩 모습이 달라진다. 흔히 보이던 작은 귤 대신 크고 묵직한 귤들이 진열대를 채운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막상 차이를 묻기엔 헷갈리는 만감류다.
천혜향, 황금향, 레드향, 가을향처럼 모두 귤로 불리지만, 맛도 식감도 제각각이다. 같은 겨울 귤처럼 보이지만 어디서 갈라졌고, 왜 이렇게 다른 이름을 갖게 됐는지 살펴본다.
1. 겨울 귤의 기준이 된 '한라봉'
한라봉은 만감류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기준점이다. 지금처럼 만감류가 익숙해지기 전, 귤과 다른 귤을 처음 인식하게 만든 품종이기도 하다. 한라봉은 1940년대 일본에서 온주밀감과 오렌지 계통을 교배해 만든 청견에 폰캉을 더해 탄생했다.
과육이 두툼하고 수분이 많아 씹을 때 시원한 느낌이 강하다. 일반 귤보다 크고 껍질이 두꺼운 편이라 손으로 벗기기 쉽다. 단맛과 산미가 균형을 이루며, 처음 만감류를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한라봉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후 품종 개발도 이 계통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2. 향으로 먼저 구분되는 '천혜향'
천혜향은 이름 그대로 향이 먼저 느껴지는 귤이다. 청견과 앙코르를 교배한 뒤 다시 마코트를 더해 육성됐다. 제주에는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껍질이 매우 얇아 손으로 벗기기 어렵다는 점이 특징이다. 힘 조절을 잘못하면 껍질이 찢어지거나 과육이 함께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천혜향은 칼로 반을 가른 뒤 껍질을 벗기는 방식이 널리 쓰인다. 껍질을 가르는 순간 강한 향이 퍼진다. 당도와 산도가 모두 높은 편이라 단맛과 신맛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한라봉보다 향이 강하고, 황금향보다 산미가 분명하다. 제주 만감류 가운데 재배 비중도 높은 편이다.
3. 단맛 위주로 설계된 '레드향'
레드향은 겉모습에서부터 차이가 드러난다. 일반 귤보다 크고 껍질 색이 붉은 편이다. 서지향과 폰캉을 교배해 만들어졌다. 만감류 가운데에서도 단맛이 강하고 신맛이 적은 쪽에 속한다. 껍질은 천혜향이나 황금향보다 두꺼워 손으로도 비교적 쉽게 벗길 수 있다.
식감은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하다. 색이 진해 시각적으로도 익숙한 귤과는 다른 인상을 준다. 수확 시기는 겨울 초입으로, 한라봉이나 천혜향보다 이르게 시장에 나온다. 단맛 위주의 귤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많이 선택된다.
4. 비교적 이른 시기에 만나는 '가을향'
가을향은 이름에서 수확 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황금향과 레드향을 교배해 만들어졌으며, 만감류 가운데서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출하된다. 색은 레드향보다 연하고, 맛의 방향은 단맛과 산미가 고르게 섞인 쪽에 가깝다.
과육은 단단한 편이고 씹는 느낌이 또렷하다. 황금향 계통의 부드러움보다는 레드향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제주에서 자체 개발한 품종 가운데 하나로, 아직 재배 면적은 크지 않지만 점차 알려지고 있다.
수확 시기부터 맛까지 한눈에 보는 감귤 4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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