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정자를 기증받아 낳은 아이에게 친자가 아니라고 말해 아이가 충격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지난해 협의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결혼 10년 차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부부 사이에는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 한 명이 있다.
A씨는 "아이가 생기지 않아 2020년쯤 병원 검진을 받았고 남편이 무정자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며 "긴 상의 끝에 제 3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시험관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간절한 기다림 끝에 소중한 아이를 품에 안았다"고 설명했다.
행복도 잠시, 부부 갈등은 점차 심해졌다. 결국 지난해부터 협의 이혼 절차를 밟게 됐다.
A씨는 "(이혼) 당시 남편은 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는 대신, 매달 양육비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공증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이혼 과정에서 다툼이 격해지자 남편의 태도는 바뀌었다.
A씨는 "남편은 아이에게 차마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고 말았다"며 "그날 아이는 아빠의 입을 통해서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 저와 아이를 상대로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남편과 아이 사이의 생물학적 친자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씨는 "부부가 합의해서 정자 기증으로 낳은 아이다. 남편은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혼을 고민하던 시점까지 줄곧 한 집에서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웠다"며 "그런 남편이 인공수정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제 와서 유전적 친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아빠의 책임을 모두 부정할 수 있는 거냐"고 호소했다.
신고운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혼인 중 출생한 자녀와 '부자 관계'라는 것은 민법 규정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라며 "유전자 검사 결과에 따라 정해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신 변호사는 "민법 제 844조에 따르면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된다. 친생 추정 규정의 문헌과 입법 취지, 혼인과 가족생활에 대한 헌법적 보장 등에 비춰서 혼인 중 인공 수정돼 태어난 자녀도 '혼인 중 출생한 자녀'에 포함된다"며 "만약 인공 수정된 자녀에 대해 친생자 관계가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면 이를 바탕으로 가족관계를 형성해 온 자녀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이 정상적인 혼인 생활을 하는 중 자녀가 인공 수정돼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럼에도 출생 신고를 했고, 이후에도 자녀를 자신의 친자로 공시하는 행위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정황상 '남편 동의가 추정된다'고 볼 수 있다. 남편은 이 자녀에 대해 아버지로서 이 자녀가 성년에 이르기 전까지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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