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침입종, 혼혈, 그리고 이주 이야기…'흩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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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침입종, 혼혈, 그리고 이주 이야기…'흩어짐'

연합뉴스 2026-01-22 19:15: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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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자유를 향한 지난한 법정투쟁…'뉴욕타임스 죽이기'

[에트르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에트르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흩어짐 = 제시카 J. 리 지음. 서제인 옮김.

유사 이래로 인류는 옮겨 다녔고, 저자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그랬다. 어머니는 대만을, 아버지는 웨일스를 떠나 캐나다에 정착했다. 캐나다에 와 결혼한 저자의 어머니는 집에 중국식 연못을 만들어 잉어를 키웠다. 정원은 중국 송나라와 명나라의 정원 양식을 차용했다. 돌 하나가 놓인 방식, 식물 하나가 놓인 위치가 전통 정원 양식에 기반했다. 그 작은 세부들은 어머니가 캐나다에 뿌리내릴 수 있게 해준 고향의 것들이었다.

저자는 중국·캐나다·웨일스가 혼종된 문화 속에서 살았다. 성인이 되어서는 대만, 영국, 독일 등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면서 지냈다. 베를린에선 일본 벚나무가 활짝 핀 길을 한가롭게 걸어 다니길 좋아했고, 토론토에선 훠궈를 먹고, 버블티를 즐겼다. 어디를 가든 저자는 차를 사서 마셨다. 차는 어머니가 남긴 문화적 유산이었고, 차를 사는 일은 "친숙한 것들을 가까이 끌어모으는 방법"이었다. 친숙함과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하는 삶. 그것이 저자가 살아온 인생이었다.

책은 환경 역사학자인 저자가 쓴 회고록이다. 이주와 정주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떠오른 생각들을 적었다. 책의 일부는 자신의 이야기를, 또 다른 일부는 외래종 식물 이야기를 썼다. 혼혈로서 여러 문화에 뒤섞여서 살아가는 저자의 삶과 낯선 환경에서 자라나는 외래종 식물의 이야기를 씨줄 날줄로 엮어냈다.

독일, 캐나다, 한국,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아름답게 커 나가는 일본 벚꽃, "세계 최악의 침입종 가운데 하나"로 불리는 미역,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침입종"인 히스별이끼, "영국에서 가장 위험한 식물"로 불리는 큰멧돼지풀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생종은 선량하고 외래 침입종은 나쁜 것일까. 어떤 종을 자생종으로 또 어떤 종은 외래종으로 분류하려는 시도 밑바탕에는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가 깔린 건 아닐까. 저자는 이 같은 질문을 가지고 책을 써 내려갔고, 나름의 결론에 도달한다.

"어떤 식물을 '잡초'로 혹은 생태학이나 보존생태학 분야에서 더 자주 쓰이는 용어를 빌리자면 '침입종'이나 '외래종'으로 분류할 때, 우리는 그저 그 식물만을 분류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와 동시에 세계 전체에 어떤 질서가 바람직한지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에트르. 360쪽.

[푸른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푸른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뉴욕타임스 죽이기 = 서맨사 바바스 지음. 김수지·김상유 옮김.

1960년 어느 날,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지역의 한 식당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인종 분리에 저항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백인 자경단의 공격을 받으면서 발생한 사태였다. 인권 운동가들은 뉴욕타임스에 앨라배마 공직자가 폭력 사태에 간여했다면서 광고를 게재했다. 이 과정에서 몽고메리시 경찰국장인 L.B 설리번은 광고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뉴욕타임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앨라배마주 1심법원과 주 대법원은 설리번의 손을 들어줬다.

설리번의 승소로 끝나자 1961년 무렵, 뉴욕타임스는 600만 달러가 넘는 명예훼손 소송에 휩싸이며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주 법원의 판단을 근거로 앨라배마주 공직자들이 뉴욕타임스를 상대로 잇달아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급박했던 뉴욕타임스는 연방대법원에 상고했고, 연방대법원은 주 법원의 결정을 뒤집었다. 연방대법원이 주 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근거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수정헌법 1조'에 있었다.

연방대법관은 표현의 자유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숨 쉴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적 인물이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을 주장하려면, 언론사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혹은 "무모할 정도로 허위 여부를 무시하며" 보도했다는 사실을 원고가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설리번은 언론사의 그와 같은 '현실적 악의'를 입증하지 못했고, 결국 패소했다.

뉴욕주립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가 표현의 자유를 획기적으로 확장한 사건으로 평가받는 '뉴욕타임스 대 설리번' 판결을 조명했다. 저자는 이 판결이 있기까지의 사회적 분위기, 시대적 상황을 책에 상세하게 녹여냈다.

푸른길. 38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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