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합 "국가 상대 위자료 청구한 5·18 유가족 권리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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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합 "국가 상대 위자료 청구한 5·18 유가족 권리 유효"

모두서치 2026-01-22 19:04: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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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5·18민주화운동 유가족들이 과거 국가의 불법행위로 입은 고유의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위자료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국가는 1990년대 보상금을 지급한 때로부터 기준을 잡아 위자료 청구권의 시효가 다 지났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관련 결정이 나온 2021년 5월 27일부터 시점을 잡아야 한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2일 오후 대법정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게 폭행을 당했거나 불법 구금돼 구타를 당한 뒤 숨진 이들의 유가족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이같은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했다.

위자료 청구가 늦어 권리가 소멸했다는 취지의 2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에 돌려 보낸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회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나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대법관들 모두가 참여해 선고한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으며 대법관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된다.

앞서 2021년 11월 유가족인 유모씨 등 39명은 국가를 상대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에 대한 가족 몫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같은 해 5월 27일 헌법재판소가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을 금지한 개정 전 5·18보상법 16조 2항에 대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하면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개정 전 법률은 보상금 신청인이 동의한 경우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에 대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보아 배상 청구를 막았으나, 헌재 결정으로 현재는 '정신적 피해'를 예외로 두고 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유가족들은 공통적으로 헌재 결정으로 법이 개정되기 전인 지난 1990년부터 1994년 사이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 받아 동의한 뒤 보상금을 지급 받았다.

국가는 유가족들이 보상금 지급 결정이 이뤄진 시점부터 3년이 지난 후에 고유한 위자료를 청구한 만큼 민법 766조에 따른 단기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위자료를 청구할 권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1심은 원고 28명에 대해 고유의 위자료 배상 청구권이 아직 살아 있다고 인정했다. 헌재 결정이 있었던 2021년 5월 27일까지는 유가족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이런 판단은 2심에서 뒤집혔다. 유가족 고유의 정신적 손해 배상금, 즉 위자료가 5·18보상법에서 규정하는 보상금 지급 대상이 아니었던 만큼 애초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른 '법률상 장애'가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가족들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 받은 시점부터 3년이 지났기 때문에 국가에게 위자료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소멸됐다는 것이 2심 판단이다.

이처럼 2심에서 일부 패소한 유가족 다수가 상고를 포기해 남아 있는 15명이 대법의 판단을 받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11명은 소송을 낸 유족들의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는 다수의견을 냈다. 헌재의 결정 전까지는 유족들이 권리를 청구할 수 없는 '법률상의 장애'가 있었다는 1심과 궤를 같이 한다.
 

 

권영준 대법관은 이런 다수의견을 대표해 "권리 행사를 가능하지 않게 하는 장애 사유가 있다면 민법 766조 단기 소멸시효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소멸시효 기산점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민법 166조 1항)의 궁극적 판단 기준은 '권리행사의 객관적, 합리적 기대가능성'"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1990년대 보상금 지급에 동의한 유족들은 그 순간부터 국가를 상대로 가족 고유 위자료 청구를 하지 못하게 됐다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다.

대법은 가해자인 국가가 법률관계를 복잡하고 불명확하게 만들었는지, 국가배상제도의 목적과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판시도 내놨다.

권 대법관은 "관련자의 가족이 권리행사를 하지 못한 상황은 국가가 뒤늦게 보상 관련 법령을 제정ㆍ집행하는 과정에서 보상의 대상과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하고, 보상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려고 하면서 초래한 측면이 있다"며 "(1990년대) 보상금 등 지급결정일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삼을 수 없다"고 했다.

오경미 대법관은 이러한 파기환송 판결의 결론에 동의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국가인 피고가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별개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주심인 노태악 대법관은 홀로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현재의 법리로서는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돼 이들에 대한 구제는 별도의 법 개정 또는 제정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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