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체험 활동 도중 유치원생이 바다에 빠져 숨진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인솔교사들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인정,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판결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의 복합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교사에게만 책임을 전가한 판단"이라고 지적하며 현장체험학습 제도의 구조적 개선을 촉구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3단독 최형준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유치원 교사 A씨 등 2명에 대해 각 금고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 등 교사 2명은 2023년 10월12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 인근 동산에서 현장체험활동 중인 원생들을 인솔·관리를 소홀히 해 특수교육 학생 B양이 인근 선착장 앞바다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동료 인솔교사 2명과 함께 숲 체험 활동에 나선 B양을 비롯한 유치원생 14명을 인솔하고 있었다. 인솔교사가 원생 무리의 앞뒤로 배치돼 이동했지만 B양은 무리를 벗어났다.
체험 활동 일행에서 나온 B양은 큰 차로를 건너 선착장까지 향했다가 물에 빠졌다.
B양의 실종 사실을 알아차린 인솔교사들은 신고했으나, B양은 바다에 빠져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됐다. 신고 16분 만에 구조된 B양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재판 과정에서는 당시 B양이 큰 차로를 건넜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해 구조 과정에 혼선이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장은 "체험학습 중 교사의 주의 의무 위반으로 B양이 무리를 이탈해 숨진 사실이 인정된다"며 A씨 등 인솔교사 2명에게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교조 전남지부는 성명을 내고 "예견하기 어려운 안타까운 사고의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전가한 판단"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조는 "소중한 생명을 잃은 학생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동시에 현장에 있었던 교사들 역시 평생 지워지지 않을 고통과 자책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면서 "사고 이후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지휘 혼선과 구조 지연, 교육청의 소극적 대응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책임을 오롯이 교사에게만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속초 체험학습 사망사건 항소심에서는 복합적 사고 원인을 인정, 선고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사법적 흐름과 비교하면 이번 판결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교육 당국이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교사 A씨는 법적·행정적 대응을 사실상 개인의 몫으로 감당해야 했고, 교사는 끝까지 보호받는 주체가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력 확충과 제도 개선, 교육청의 책임 있는 대응 없이 교사에게 책임만 전가하는 판결은 현장을 더욱 위축시킬 뿐"이라며 "전남교육청은 교사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되는 현장체험학습 운영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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