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자 점수가 무이력자보다 높다니”…금융위, 왜곡된 신용체계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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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자 점수가 무이력자보다 높다니”…금융위, 왜곡된 신용체계 손본다

직썰 2026-01-22 1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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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직썰 / 임나래 기자] 지난 20일 금융위원회가 ‘고신용 인플레이션’으로 신용평가의 신뢰성과 변별력이 약화됐다며 평가체계 전면 손질을 예고했다. 고신용자가 늘어났음에도 연체는 초고신용 구간에서 급증해 기존 신용평가 공식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신용 구간의 변별력 붕괴와 달리, 저신용자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신용점수 개편이 곧바로 대출 문턱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비금융·대안정보 활용 과정에서 신용 왜곡과 신뢰도 저하가 우려돼 세밀한 제도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고신용·고연체’ 역설…신용평가 변별력 붕괴

코리아크레딧뷰(KCB)에 따르면 개인신용평가 대상 소비자 가운데 신용점수 950점 이상을 받은 비중은 28.6%다. 신용점수 900점 이상 고신용자 수는 2019년 1723만명에서 2024년 2216만명으로 5년 새 493만명 늘었고, 전체 비중도 8.0%포인트 상승했다. 신용관리 강화에 따른 가점 대상자 확대와 코로나19 이후 신용사면 조치 등이 원인이다.

점수가 상향 평준화됐지만, 연체 리스크는 고신용 구간에서 급등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KCB 신용점수 체계에서 저신용자 구간의 연체가 5% 증가하는 동안, 초고신용자 구간의 연체는 29%나 늘어났다. 점수가 높을수록 연체 위험이 낮아야 한다는 기존 신용평가의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반면 노년층·청년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낮은 신용점수를 받는다. 현재 신용점수 체계는 변별력 잃고, 금융 이력이 부족한 저신용자를 배제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신용평가 체계 전반 재설계가 필요하다.

◇가계대출, 결국 ‘소득’이 핵심…‘금리 조정’에 무게

신용평가체계 개편이 실제 대출 문턱을 낮출 수 있을지를 두고 은행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 신용점수 조정만으로 한계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소득이 핵심 기준이기 때문에 소득이 없으면 대출이 나오더라도 소액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용점수가 일부 개선되더라도 대출 여력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사업자는 사업의 지속성, 현금흐름 등 사업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어 일정 부분 판단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고 했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소득이 없으면 상환 능력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평가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없다”며 다만 그는 “기존보다 리스크를 낮게 평가받아 상대적으로 저리의 금리를 적용받을 가능성은 있다”며 “대출 확대보다는 금리 부담 완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대출이 무조건 쉬워진다고 보긴 어렵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접근성이 개선될 수는 있다”며 “가계대출은 소득 기반이지만 연체 없이 금융거래를 이어온 경우에는 ‘인정소득’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데이터를 단순히 금액 기준으로만 볼 경우 신용이 왜곡될 수 있는 만큼, 보다 촘촘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용 부양 효과’ 우려…정교함과 신뢰도 따라야

금융위는 신용거래 이력이 부족한 이른바 ‘씬 파일러’를 포용하기 위해 통신비·공공요금 납부 이력, 플랫폼 활동 정보 등 비금융·대안정보 활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다만 평가의 정교성과 신뢰도는 우려돼, 실제 상환 능력과의 연관성을 정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앞선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신용 이력이 거의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 통신비나 공공요금 등의 실제 납부 주체가 본인이 아닐 가능성도 있어 신용 부양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실 납부 이력이 반드시 개인의 상환 의지나 행동 패턴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점에서 평가 기준을 세밀하게 설계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한 평가가 신용정보체계를 보완하는 데에는 분명 의미가 있다”면서도 “정책 방향에 따라 평가 기준이 자주 바뀔 경우 신용점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은행 입장에서도 리스크 관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평가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관성 있게 운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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