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을 돌파한 날 정치권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합당 제안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
정 대표가 이날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것.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언젠가 합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했지만 당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정 대표가 갑작스럽게 발표하자 민주당 내부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사전에 민주당과 청와대가 합당에 대해 특별히 논의한 것은 없다'고 밝히면서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를 '패싱'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즉, 정 대표가 독단적으로 합당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 사안이 당청 균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청와대는 다시 '공식 발표 전에 관련 내용을 전달 받았다'며 진화에 나섰고, 정 대표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논의한 사안'이라고 밝힌 상태다.
정청래, 전날 오후 조국에게 합당 제안…기자회견 20분전 최고위원과 공유
이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고 발표했다.
이 제안에 대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조만간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를 통해 합당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조국당은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양당 간 합당 논의는 정 대표가 어제 늦은 오후 조 대표에게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약 20분 전에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최고위원들에게 합당 관련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발표 후 민주당 내부는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양당 대표가 합당 논의 결단을 내린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의 뜻을 묻지 않은 일방적인 합당 추진, 반대한다"며 "최고위원들도 기자회견 20분 전에 알았고, 국회의원들도 뉴스를 보고서야 합당 추진을 알았다. 당의 운명을 이렇게 깜짝쇼로 진행할 수는 없다"고 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해 합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절차 무시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공개 제안하기 전 당원들의 공감대나 합당 요구가 컸거나, 아니면 적어도 구성원의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은 거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준호 의원도 "조국혁신당과 합당은 당원에게 충분한 설명, 숙의 과정과 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현희 의원도 "민주당이 진정한 당원주권정당이라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은 당원들의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강유정 "합당, 당과 논의한 바 없다"…정청래 단독 플레이?
홍익표 "사전에 연락 받아…양당 통합, 李 평소 지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언젠가는 합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정 대표의 합당 제안 자체는 크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반발하는 것처럼 사전에 논의 과정이 전혀 없었기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이 사안에 대해 당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졌다. 정 대표가 청와대와 논의 없이 합당을 추진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강유정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강 대변인은 '이 사안에 대해 청와대와 얘기가 되거나 사전에 (민주당에서) 알려온 게 있나. 교감이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논의된 것은 없다"며 "국회에서 논의되는 일이기 때문에 그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통해 친청체제를 공고히 하고 대표 연임에 나설 것이라는 '쿠데타' 설까지 돌기도 했다.
그러자 홍익표 정무수석은 이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과정이 (청와대와) 협의해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전에 (정청래) 당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그러면서 "양당의 통합에 대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긴 하다"며 이 대통령이 이 사안을 이미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은 (당청이) 협의해서 진행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과 홍 수석의 말을 종합하면 청와대와 여당이 상의해 합당을 추진하는 것처럼 비춰질 경우 청와대의 부적절한 당무 개입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거리를 두었으나 오히려 당청 갈등이 부각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정청래 "합당 제안, 청와대와 조율"
與 박수현 "합당, 당무 관련된 일…靑 조율 꼭 필요한지는 다른 차원"
정 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와 조율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의원도 이날 언론에 "정 대표가 주변에 합당에 대해 청와대와 얘기를 많이 했고, 오래 같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당청 갈등'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유정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당무와 관련된 문제일 수 있어서 그 수준으로 (답변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당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당정청간 조율과 합의가 꼭 필요한 문제인지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당 대표의 (합당)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청와대와) 조율은 몰라도 공유 과정은 거쳤을 것"이라고 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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