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과 관련해 “뒤집을 수는 없지만, 설득이나 유도는 할 수 있다”면서 전력·용수 문제를 짚자, 경기도가 전력 마련에 대한 해법을 즉각 내놨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로 신설과 전력망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국내 첫 모델’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의 부족한 전력 3GW를 해소하면서다.
김동연 지사는 22일 오후 경기도청 서희홀에서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도로-전력망 공동건설 협력체계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도로 건설과 동시에 전력망을 깔아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일반산단과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국가산단이 양축을 이룬다. 전체 투자 규모만 약 960조원에 달하는 국가 핵심 산업 프로젝트다. 국가산단은 총 9GW, 일반산단은 총 6GW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현재 확보된 전력은 각각 6GW, 3GW 수준으로 각각 3GW가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에 이 대통령도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을 어디서 해결할 것인가. 지방에서 생산해 수도권으로 송전하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용인 클러스터를 새만금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됐지만, 실질적인 대안은 제시되지 못했다. 이번에 도가 내놓은 해법은 국가산단 이전 논란의 해결책으로도 평가된다.
■ 전력 해법의 열쇠, ‘지방도 318호선’
전력 문제 해결의 핵심은 새로 건설되는 ‘지방도 318호선’이다. 용인과 이천을 잇는 총 27.02㎞ 구간의 신설·확장 도로로, 이 도로 하부 공간에 전력망을 함께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협약에 따라 도는 도로 용지 확보와 상부 포장을 맡고, 한전은 도로 하부에 전력망을 설치한다. 도로와 전력망을 각각 따로 시공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길이 이어질 때 전력도 함께 흐르는’ 국내 최초의 동시 추진 모델이다. 이번 지방도 318호선 공동 건설이 완료되면 일반산단의 부족한 3GW 전력망이 마련돼, 클러스터 가동의 장애물이 제거된다.
■ 송전탑 대신 ‘신설도로 지중화’
당초 정부는 송전탑 설치를 중심으로 전력 공급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민 반발로 진척이 더뎠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는 지난해 7월부터 새로운 대안을 모색했고, ‘신설 도로 하부 공간을 활용한 전력망 구축’을 한전에 제안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협약을 주도한 부서가 반도체나 산업 관련 부서가 아닌 ‘경기도 도로정책과’라는 점이다. 도로 행정을 통해 산업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이례적인 접근으로, 경기도는 “길(road)에서 길(way)을 찾았다”고 설명한다.
■ 5년 단축·30% 절감…경제성도 확보
‘신설도로 지중화’ 방식은 전력 확보뿐 아니라 경제성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도로와 전력망을 따로 시공할 때 발생하던 중복 굴착, 교통 혼잡, 소음·분진 문제가 줄어들고 공사 기간과 비용도 크게 절감된다.
경기도 추산에 따르면 공동 건설 방식으로 도로공사 기간은 약 5년(기존 10년) 단축되고, 사업비는 기존 대비 약 30% 절감된다. 도가 단독으로 도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추정 공사비는 약 5천568억원이지만, 한전과의 공동 시공으로 토공사와 임시 시설 비용 등을 줄여 2천억원 이상의 재정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국가산단의 부족한 3GW도 동일한 방식이 적용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 협약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설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돼 온 전력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해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김 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반도체 산업은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오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을 구축하는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도로행정과 국가 전력망 전략이 결합하는 첫 출발점”이라며 “계속해서 경기도내 다른 도로와 산업단지로 확장해 미래산업을 뒷받침하는 전국 최고 인프라를 갖춘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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