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메뉴 가운데 된장찌개만큼 꾸준히 사랑받는 음식도 드물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밥상에 오르지만, 그중에서도 우렁 된장찌개는 유독 깊은 맛으로 기억에 남는다. 구수한 된장 국물 속에서 쫄깃하게 씹히는 우렁의 식감은 고기나 해물과는 전혀 다른 만족감을 준다. 단순히 재료 하나를 더한 것이 아니라, 된장찌개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존재가 바로 우렁이다.
우렁은 다른 된장찌개 재료와 비교했을 때 몇 가지 분명한 장점을 지닌다. 돼지고기는 고소하지만 기름기가 많아 국물이 탁해질 수 있고, 바지락이나 멸치는 시원한 맛을 내는 대신 자칫하면 비린내가 도드라질 수 있다. 반면 우렁은 기름기가 거의 없고, 된장 특유의 구수함을 해치지 않으면서 감칠맛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린다.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오는 특성이 있어, 국물 맛이 한층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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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감 역시 우렁 된장찌개의 핵심 포인트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어 씹는 재미가 살아 있다. 두부처럼 쉽게 부서지지 않고, 호박이나 감자처럼 오래 끓인다고 무르지 않는다. 덕분에 찌개를 끝까지 먹는 동안 처음과 비슷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된장찌개를 단순한 국물이 아니라, 제대로 씹어 먹는 한 끼 요리로 만들어준다.
우렁을 넣은 된장찌개를 만들 때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은 비린내다. 실제로 손질이 제대로 되지 않은 우렁은 흙내나 비린 향이 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조리 전 단계에서의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시중에 판매되는 우렁이는 대부분 손질된 상태지만, 흐르는 물에 여러 번 가볍게 헹궈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오래 담가두거나 세게 문지를 필요는 없다. 과도한 세척은 오히려 우렁 특유의 풍미를 약하게 만든다.
비린내를 잡는 또 하나의 핵심은 된장을 볶는 과정이다. 찌개를 끓이기 전, 냄비에 들기름이나 식용유를 소량 두르고 된장을 먼저 약불에서 살짝 볶아준다. 이 과정에서 된장의 날맛이 사라지고, 구수한 향이 올라온다. 여기에 다진 마늘과 고추장을 아주 소량만 더해 함께 볶으면 우렁 특유의 향이 자연스럽게 된장 향에 녹아든다. 이렇게 준비된 베이스에 물이나 다시마 물을 부어 끓이면 국물의 기본이 훨씬 안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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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은 찌개에 너무 일찍 넣지 않는 것이 좋다. 국물이 어느 정도 끓어 된장 맛이 자리 잡은 뒤, 중간 단계에서 넣는 것이 이상적이다. 너무 오래 끓이면 질겨질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늦게 넣으면 국물과 어우러질 시간이 부족하다. 끓기 시작한 뒤 5분 정도 지나 우렁을 넣고, 이후 7~10분 정도만 더 끓이면 식감과 풍미가 가장 좋다.
함께 넣는 채소 선택도 중요하다. 애호박, 양파, 두부처럼 단맛을 내는 재료는 우렁의 감칠맛을 살려준다. 반면 향이 강한 재료를 과하게 넣으면 우렁의 존재감이 묻힐 수 있다. 청양고추는 한두 개 정도만 사용해 칼칼함을 더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좋다. 우렁 된장찌개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우렁이기 때문이다.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우렁은 매력적인 식재료다.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 함량이 낮아 부담이 적고, 철분과 칼슘 등 미네랄이 들어 있어 균형 잡힌 식단에 도움이 된다. 고기를 넣지 않아도 충분한 포만감을 주는 이유다. 특히 겨울철처럼 몸이 쉽게 무거워지는 시기에는 우렁 된장찌개처럼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의 메뉴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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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우렁 된장찌개는 다음 날 먹어도 맛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재가열할 때는 센 불보다는 중약불에서 천천히 데워야 우렁이 질겨지지 않는다. 물을 추가해야 할 경우에는 소량만 넣고, 된장을 덧대기보다는 국물 자체의 농도를 살리는 쪽이 좋다.
우렁 된장찌개는 특별한 날을 위한 음식이라기보다, 평범한 하루의 밥상을 한 단계 끌어올려주는 메뉴다. 재료는 단순하지만 우렁이라는 포인트 하나로 맛과 식감, 영양까지 모두 챙길 수 있다. 제대로 손질하고, 끓이는 타이밍만 지켜준다면 집에서도 식당 못지않은 우렁 된장찌개를 완성할 수 있다. 된장찌개가 익숙해질수록, 우렁이 주는 차이는 더욱 분명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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