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하고 전례 없는 규모의 약가 인하가 그대로 시행된다면 제약산업 종사자 12만명 중 10% 이상의 실직이 불가피합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2일 의약품 생산 최전선인 향남제약단지에서 제약산업 노사가 정부의 의약품 가격 인하 추진에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련 의약·화장품분과’와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한국제약협동조합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일방적인 약가 인하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국내 제약산업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밝혔다.
향남제약단지는 36개 기업, 39개 사업장이 입주한 국내 최대 규모의 제약 생산 거점이다. 4800여명의 전문인력이 근무한다.
정부는 신규 제네릭의 가격을 오리지널 대비 40%대(현재 53.55%) 수준에서, 기등재 의약품 중 인하 대상 품목에 대해 40%대 수준으로 순차 인하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급격한 약가 인하가 고용 불안을 비롯, 연구개발(R&D) 투자 위축과 생산 기반 약화 등 산업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초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약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신규 채용 중단은 물론 구조조정, 생산라인 축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대위와 노사는 ‘의약품 생산 최전선에서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일방적 약가 인하 중단 및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호소문을 통해 “향남제약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제약 생산 클러스터로, 고도의 숙련도를 갖춘 GMP 전문인력이 집적된 제조 거점”이라며 “약가 인하가 강행될 경우 향남제약공단 입주 기업을 비롯한 국내 제약산업에 피해가 집중돼 최대 3조600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의약품 품질 혁신을 위한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은 멈춰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의 전면적 중단은 물론 생산, 연구, 품질관리 등 국내 제약산업 전 부문에서 일자리 감축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며 “생산라인 폐쇄 등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학노련 의약·화장품분과는 성명서에서 “과거 1999년, 2012년도 일괄 약가인하 정책으로 제약산업의 매출 성장 둔화, 비급여의약품 생산 확대, 연구개발 투자 위축이란 구조적 변화가 있었고 매출은 26~51%까지 감소했다”며 “근로조건 및 고용 안정성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장훈 화학노련 의약·화장품분과 의장은 “약가제도 개편은 제약사 매출 수익성을 급격히 악화시켜 생산·영업·연구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촉발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매출 손실액이 총 1조2144억원, 영업이익이 평균 51.8% 급감할 것으로 나타나, 기업이 인건비 절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게 만들 거란 지적이다.
화학노련은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 투자 위축을 가져와 질 높은 일자리 축소,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중요한 제도 개편 과정에서 제약산업 노동자와 그 대표인 노동조합이 사실상 배제돼 왔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며 ▲약가제도 개편 전면 재검토 ▲제약산업 노동자·노조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 설치 ▲제약산업 일자리 보호 및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은 “약가 인하 개편은 이미 최저 수준의 평균 4.8% 이익률로 버티고 있는 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중소·중견 기업이 심각한 경영 어려움 에 직면할 수 있다. 고용과 투자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 분석 후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기업이 체질변화할 수 있도록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경기도 일자리재단 전혜숙 이사장은 “전국 제약산업의 일자리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비상사태로 인식한다”며 “대규모 약가 인하 후에는 일자리 감소, 필수의약품 생산 중단 등 부작용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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