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높아서 쉰다고?”… ‘쉬었음 청년’의 진실 [한양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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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높아서 쉰다고?”… ‘쉬었음 청년’의 진실 [한양경제]

경기일보 2026-01-22 16:10: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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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쉬었음 청년’. AI 제작
'쉬었음 청년'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통해 제작된 일러스트. 한양경제 AI 이미지

 

지난해 2월 2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쉬고 있는 변중섭(가명·26)씨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다.

 

쉬었음은 특별한 이유 없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쉰 상태를 말한다. 구직 활동을 하고 있거나 혹은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실업자와 달리 구직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고 있다.

 

변 씨가 ‘쉬었음’을 선택한 것은 청년들이 진입할 수 있는 취업시장 문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어른들은 우리가 일자리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 취업을 거부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고 항변했다.

 

변 씨는 “졸업과 동시에 우리는 ‘신입’인데, 정작 회사들은 ‘경력 있는 신입’을 원한다”며 “이러한 모순 때문에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보다 스펙 쌓기에 나서거나 현실에 주저앉게 된다”고 토로했다.

 

역시 쉬었음 청년인 원지연(가명·25)씨는 “치열하게 스펙을 쌓아왔는데 기대에 너무 못 미치는 처우를 마주하면, 당장 취업하기보다는 스펙을 보완해 더 나은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인 강도훈(가명·27)씨는 “솔직히 단순 노무직 등 일자리는 많지만, 대학에서 배운 전공과는 다르게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면 성장지속성이 없다고 판단해 정작 취업에 나서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가 높은 임금을 주는 대기업에 취업하려고 구직을 미루는 것으로 생각하는 어른들의 편견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닌 사회의 구조적 요인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팬데믹 이후 공채를 줄이고 수시·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면서, 사회초년생이 진입할 틈이 좁아졌고 전공과 무관한 단기·비연속적 일자리 경험이 반복되면서 결국 구직 자신감과 동기를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최근 국책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 및 평가: 미취업 유형별 비교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눈높이론’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상태에 있는 청년들의 평균 유보임금(일자리를 얻기 위해 최소한으로 받고자 하는 임금)은 3천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3천100만원)이나 인적자본 투자(취업 준비·진학 등) 중인 청년(3천200만원)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심지어 현재 취업 중인 청년층의 평균 유보임금(3천200만원)과도 비슷했다.

 

또 쉬었음 청년은 일하고 싶은 기업 유형으로 중소기업을 48.0% 선택했다. ‘대기업(17.6%)’과 ‘공공기관(19.9%)’의 응답 비율을 합친 것보다 높았다.

 

한은 조사팀 관계자는 “임금을 기준으로 볼 때 ‘쉬었음’ 청년층의 눈높이가 특별히 높다고 볼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은 연구원은 한양경제와의 통화에서 “노동시장 재진입 유인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재학 단계에서부터 진로적응도를 높이는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로 상담 프로그램을 통한 적응력 강화, 청년 채용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근로여건 제도적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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