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상인들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자전거로 손님용 주차 공간 확보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주차 공간이 부족한 대구국제공항 인근 무료 노상 주차장에 일부 얌체 상인들이 손님용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번호판도 없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장기간 세워두는 일이 반복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관할 동구청은 여러 차례 계도와 단속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해결되지 않자 노상 주차장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
22일 오전 대구 동구 대구국제공항 인근 노상 주차장.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차들로 가득했다.
공항 바로 옆 공영주차장도 일찌감치 만석이 돼 차량 진입이 불가능했다.
식당이 밀집한 골목 앞 노상 주차장으로 이동하자 낡은 오토바이 여러 대가 주차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언제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알 수 없도록 하려는 듯 하나같이 번호판은 부착돼 있지 않았다.
관할 동구청 소속 교통단속 차량이 수시로 불법 주정차 단속에 나서고는 있지만, 번호판이 부착돼 있지 않아 단속도 형식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구청 관계자는 "인근 상인들이 주로 자전거나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를 세워두는 걸로 파악된다"며 "매달 오토바이를 치워달라는 민원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인들은 노상 주차장을 손님용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도 주차된 오토바이 사진과 이를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여기는 매일 이렇다. 벌써 한참이나 된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의 경우 철거와 폐차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단속 당시 잠깐 오토바이를 치웠다가 다시 노상 주차장에 가져다 두는 일도 빈번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해 상반기 동구청이 해당 지역에서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를 폐차 처분한 건수는 고작 2건에 불과했다.
구청 관계자는 "민원 제기 시 현장에서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 소유주를 찾아서 이동 조치를 요청하고, 소유주가 확인되지 않으면 처리 예고문을 30일간 부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0일이 지났는데도 철거가 안 되면 견인한 뒤에 20일간 법원 게시판 등을 통해 자진 처리 명령서를 공개한다"며 "그러고도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으면 폐차시킨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인들만 탓할 게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용료가 무료니깐 차를 세워두고 며칠씩 해외에 다녀오는 사람들이 있다"며 "양심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청은 이에 따라 근본적인 민원 해결을 위해 현재 무료인 노상 주차장을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청 관계자도 "공항 이용객들이 공항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 노상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가면서 상인들하고 마찰이 있어서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를 내놓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며 "주차장 유료화로 방향을 잡고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주민 의견 수렴도 해야 하고 조례 개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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