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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2일 편집위원 칼럼 ‘닛케이 뷰’(Nikkei View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을 집중시켜 마치 전제군주처럼 국가를 통치하려 하고 있다”며 “미국의 통치 시스템에 중장기적으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의회에 사전 통보 없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하고, 대통령령으로 각국에 관세를 부과한 사례를 들었다. 관세 권한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는 관세 규정이 없어 하급심에서 위헌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는 대통령의 행정권을 극한까지 확대하려는 ‘단일행정이론’에 근거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 이론은 보수 법조계가 오랫동안 지지해온 헌법 해석이다.
신문은 지난 2024년 7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을 전환점으로 지목했다. 대법원이 대통령의 공식 행위에 일정한 면책을 인정하면서 삼권분립의 견제와 균형 기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대법원 9명 판사 중 6명이 보수 성향이고, 이 중 3명을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지명했다.
일론 머스크 등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의 영향도 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최고경영자(CEO)처럼 정권을 운영하는 군주제로 가자는 ‘암흑계몽’ 사상이 머스크, 피터 틸 등 ‘테크 우파’에게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화부(DOGE)는 연방정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미국국제개발처(USAID) 등에서 정부 직원이 대량 해고됐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력은 기존 300~400명에서 몇 분의 1로 급감했다.
신문은 “국무부·국방부를 포함한 부처 간 조정 기능이 손상돼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정책 입안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미국 외교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발표된 국가안보전략은 인도·태평양과 대만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을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는 등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샌더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전문지식을 가진 인재가 많이 유출돼 민주당이 집권해도 단기간에 정부를 재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문은 “1776년 독립선언에서 ‘전제군주는 자유로운 인민의 통치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선언한 미국이 올해 트럼프 아래에서 건국 250주년을 맞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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