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을 합법화하는 문신사법이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문신사자격제도 도입과 업소개설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시행을 1년여 앞둔 현재 안전관리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문신은 피부를 뚫고 진피층에 염료를 주입하는 침습적 행위다. 하지만 핵심재료인 문신용 염료에 대한 안전관리체계가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감염, 알레르기, 독성물질 노출위험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염료에 대한 엄격한 사전·사후관리가 필수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이를 충분히 담보하지 못하는 실정.
그간 문신용 염료는 환경부 소관 품목으로 별도신고 없이 제조·수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2023년 관리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염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위생용품으로 지정하는 법 개정이 이뤄졌다. 문제는 시행 이후 영업신고를 완료한 업체는 11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수입관리 역시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2024년 염료수입 42건 중 무균·정밀 수입검사는 단 1건만 이뤄졌다.
해외에서는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는 염료성분에 대해 인체유해성을 확인하고 있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진은 국가 암 등록 데이터를 활용해 20~60세 사이에서 피부흑색종 진단을 받은 2880명을 대상으로 문신 유무와 암 발병위험을 분석한 바 있다.
연구 결과 문신한 사람은 문신이 없는 사람보다 흑색종에 걸릴 상대적 위험이 약 29% 높았다. 연구진은 그 배경으로 문신의 잉크성분을 지목했다. 검은 잉크에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가, 컬러 잉크에는 방향족 아민과 중금속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 물질은 국제 암연구기관이 지정한 잠재적 발암물질이다.
해외에서는 염료와 시술을 분리 관리한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염료의 안전성을, 지방정부가 시술위생을 관리하는 이원화체계를 갖추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염료, 바늘, 교육, 책임구조 등 모든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은 “식약처 조사에서도 불량염료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문신염료는 피부에 직접 침습되는 물질인 만큼 바늘 못지않게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용되는 문신용 바늘도 문제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침습성을 고려, 문신용 바늘을 의료기기 기준에 맞춰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바늘이 의료기기로 분류될 경우 의료법과 상충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밖에도 문신사교육 주체를 둘러싼 직역 간 갈등,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도 정리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준과 EU등 해외규정 간 차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국제기준과의 조화를 위해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며 “연구용역과 업계 간담회를 통해 수용 가능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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