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전면 시행 AI기본법, 산업계 촉각…"규제 기준 아직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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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전면 시행 AI기본법, 산업계 촉각…"규제 기준 아직 불확실"

폴리뉴스 2026-01-22 15:16:51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AI 관련 포괄적 규제와 진흥을 아우르는 'AI기본법'이 22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AI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시점에 규제 법령이 마련되면서, 업계는 실제 사업 운영에 미칠 영향과 적용 기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법은 AI 기술의 건전한 활용을 촉진하면서 동시에 고위험 AI의 폐해를 예방하는 양날의 목적을 담고 있다. 정부는 고도화된 AI가 딥페이크, 허위 정보 유포, 인권 침해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AI 사업자를 보호하고 산업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사실 조사권과 과태료 부과 등 엄벌 조항을 1년 이상 유예하는 '연착륙' 방침을 내놨다.

법령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AI 산업의 연구개발과 사업 지원을 수행하도록 하고, 3년마다 과기정통부 장관이 AI 진흥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법정 위원회로 승격되며 정책 심의와 조율 기능을 강화했다.

동시에 AI의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성·신뢰성 확보, 기술 개발·교육·홍보 등 규제 체계를 마련했다. AI기본법은 다른 법률에서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는 한 AI 관련 사안을 이 법의 기준에 따라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상위법적 지위를 명확히 했다. 기존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등은 AI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유형의 피해와 정보 생성 방식을 충분히 규율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AI 업계가 주목하는 핵심 규정은 '고영향 AI', 'AI 사용 표시(워터마크)',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이다. 고영향 AI는 의료, 에너지, 채용, 대출 심사 등 국민의 권리와 생명에 직결되는 분야에서 활용되는 AI를 의미한다. 고영향 AI를 운용하는 사업자는 인간 관리 체계와 안전성 확보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현재 완전 자율주행 차량 수준을 제외하면 대부분 미래 시나리오에 해당하지만, 업계는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적용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법에 따르면 생성형 AI나 고영향 AI를 활용한 제품·서비스는 사용자에게 AI 운용 사실을 명시해야 한다. 기존 시행령에서는 메타데이터 등 기계가 인식할 수 있는 비가식적 표시도 허용했지만, 최근 시행령에서는 1회 이상 음성·문자 안내 등 사용자에게 직접 알리는 방식으로 강화됐다. 정부는 딥페이크 오용과 기술 부작용을 막기 위한 최소 안전장치라고 설명하며, 충분한 계도 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기본법은 AI의 최종 결과 도출 과정에서 사용된 주요 기준과 원리를 기술적·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복잡한 AI 생성·추론 과정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제한적이며, 국내 산업계에서는 선언적 규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스타트업 업계는 특히 규제 부담을 우려한다. 법 적용 범위, AI 생성물 표시 책임 주체, 표시 방식 등이 시행령과 고시에 위임돼 있어 사전에 리스크를 계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영화·콘텐츠 업계는 AI 활용 여부를 표시할 경우 작품 가치 평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법 시행 후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사용 고지 의무, 고영향 AI 관리 등 위반 사실이 접수될 경우 장부·자료 조사권과 최대 3천만 원 과태료 부과 권한을 갖는다. 다만, 시행 초기 산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사와 과태료 부과를 최소 1년 이상 유예한다.

정부는 하위법령 제정 과정에 참여한 전문가를 통한 지원 데스크를 운영해 중소·스타트업의 법 해석과 대응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행령만 421페이지에 달하는 등 규정이 방대하고 복잡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반응이다.

게임업계는 AI 기본법 시행이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예술적·창의적 표현물로 분류되는 게임 내 AI 활용 결과물의 표시 방법이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PC와 모바일 플랫폼별로 대응이 다를 수 있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1년 유예 기간이 있지만, 규제 적용 범위와 방식이 여전히 모호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AI 기본법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적용 범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대응 전략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 AI 기술을 활용하는 모든 기업과 서비스는 자체 개발이든 API 연동이든 법 적용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세계 최초 전면 시행이라는 상징성과 달리, AI 산업계는 불확실한 규제 적용 기준과 방대한 시행령으로 여전히 긴장 상태다. 고영향 AI, AI 사용 표시, 설명 가능성 등 핵심 규제는 산업 발전과 사회적 안전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연착륙 유예와 정부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AI 기업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 법 준수와 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번 AI기본법 시행은 단순한 규제 입법이 아니라, 한국이 세계 최초로 AI 산업의 법적 틀을 구축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는 시행령 해석, 표시 방법, 책임 범위 등 세부 기준이 명확해질 때까지 혼선과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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