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시장의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옅어지고 있다. 건강과 절제를 중시하는 소비 흐름이 자리 잡으면서 주류업계가 소주 도수 인하와 무알코올 제품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류 출고량 감소세를 ‘저도화’라는 승부수로 돌파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슈거 소주 ‘새로’를 리뉴얼해 오는 30일부터 출고한다. 리뉴얼된 새로의 알코올 도수는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0.3도 내려간다. 또 기존 보리쌀증류주에서 100% 국산 쌀증류주로 변경되며 BCAA(로이신·이소로이신·발린), 알라닌, 아르기닌 등 아미노산 5종이 새롭게 첨가된다.
이번 리뉴얼은 부드러움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소주 ‘처음처럼’보다 한 단계 낮은 도수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7월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6.5도에서 16도로 조정한 바 있다. 2006년 20도로 출시된 처음처럼은 이후 19년 동안 총 8차례에 걸쳐 도수를 낮추며 현재 수준에 이르렀다.
하이트진로도 저도주 확산 흐름에 발을 맞추고 있다. 2024년 ‘참이슬 후레쉬’를 리뉴얼하며 알코올 도수를 16.5도에서 16도로 낮췄고, 대표 제품 ‘진로’도 16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해 3월 알코올 도수 15.5도의 ‘진로 골드’도 선보였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희석식 소주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시장에서도 한층 가벼운 제품을 앞세우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일품진로 마일드’ 패키지 리뉴얼을 발표했다. 알코올 도수 16.9도의 저도수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인 일품진로 마일드는 부드럽고 가볍게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2025년 출시됐다. 하이트진로는 출시 이후 처음으로 패키지 리뉴얼을 단행하며 라벨과 병뚜껑 등 주요 디자인 요소를 변경했다.
맥주 시장에서는 ‘논알코올·무알코올’ 제품군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오비맥주는 무알코올 맥주 ‘카스 올 제로’를 비롯해 ‘카스 0.0’, ‘카스 레몬스퀴즈 0.0’, ‘카스 라이트’ 등 알코올이나 칼로리를 낮춘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하이트제로 0.00’과 ‘하이트 논알콜릭 0.7%’를 내세워 저도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주류업체들이 저도주 제품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실제 주류 소비 지표의 하락이 자리 잡고 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22년 86만1540㎘(킬로리터, 1㎘=1000ℓ), 2023년 84만4250㎘, 2024년 81만5712㎘로 감소세다. 맥주 역시 2022년 169만7823㎘, 2023년 168만7101㎘, 2024년 163만7210㎘로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술을 많이 마시기보다 가볍게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저도주와 논·무알코올 제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도수 경쟁과 ‘마일드(부드러움)’ 콘셉트는 당분간 주류업계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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