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재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컴투스가 작년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는 작년 상반기 대표 IP인 ‘서머너즈 워’와 ‘컴투스프로야구(이하 컴프야)’ 시리즈의 선방으로 무난한 흑자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하반기 신작 흥행 실패 등으로 영업이익 급격히 악화됐다.
작년 3분기 성적표는 증권가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9월 출시한 MMORPG ‘더 스타라이트’의 저조한 성적을 감안하고도 1800~1900억원대의 분기 매출을 예상했지만 실제 3분기 매출은 160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증권가에서는 소폭 흑자를 예상했지만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가 그대로 손실로 돌아오면서 1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영업이익 26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증권가에서는 컴투스의 작년 연간 실적을 매출 약 6900억원대에 적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남재관 컴투스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강력한 쇄신 의지를 밝혔다. 남 대표는 지난 2일 “올해는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준비가 실행으로 이어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더 명확한 방향과 안정적인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IP 노후화와 신작 흥행 참패
작년 실적 부진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신작의 흥행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컴투스가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내세웠던 MMORPG 더 스타라이트는 작년 9월 18일 출시됐으나 초기 트래픽 확보에 실패하며 매출 기여도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작년 하반기 국내 게임시장은 넷마블의 ‘뱀피르’를 필두로 드림에이지 ‘아키택트: 랜드 오브 엑자일’, 엔씨소프트 ‘아이온2’ 등 다수의 신작이 연달아 출시되며 경쟁을 펄쳤다. 더 스타라이트는 치열한 국내 MMORPG 시장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며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재작년 국내에 출시한 서브컬처 게임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의 일본판을 작년 9월 출시했지만 이 역시 매출 공백을 메우는 데는 실패했다.
대표 IP인 서머너즈 워의 매출은 매 분기 눈에 띄게 감소 중이다. 서머너즈 워가 포함된 컴투스의 RPG 장르 매출은 재작년 4분기 800억원의 올렸지만 작년 3분기에는 638억원으로 20% 이상 감소했다. 작년 5월 출시한 파생작 ‘서머너즈 워: 러쉬’는 출시 초기 해외 시장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체 실적 기여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 프로 야구 인기에 편승한 ‘컴프야’
컴투스의 또 다른 대표 IP인 야구 게임은 다행히 작년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컴프야 IP는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와 함께 매출이 급상승했다. 컴투스 스포츠게임 매출액은 2023년과 재작년 모두 연간 30% 이상 성장했으며 작년에도 3분기까지 전년 대비 약 14%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에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과 같은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고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컴프야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구게임의 인기가 국내 프로야구 흥행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장기적으로 프로야구 인기 감소에 따른 반작용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컴투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야구게임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MLB‘시리즈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공식 라이선스를 맺고 10년째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작년에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일본야구기구(NPB)와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프로야구 라이징’을 출시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일본 야구게임 시장의 경우 코나미의 ‘프로야구 스피리츠’와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등 기존 인기작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작년에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모바일 야구 게임 시장은 코나미가 독점하고 있어 진입 장벽이 높지만 야구 인기가 높은 지역인 만큼 성공했을 때의 보상도 크다”며 “컴투스가 일본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기업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작 라인업 확대…퍼블리셔 역량 시험대
컴투스는 올해 작년보다 더 다양한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대작은 에이버튼에서 개발 중인 MMORPG ‘프로젝트 ES’다. 에이버튼은 넥슨코리아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하며 ‘프라시아 전기’와 ‘데이브 더 다이브’ 등의 개발에 관여했던 김대훤 대표가 설립한 신규 개발사다. 컴투스는 재작년 에이버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프로젝트 ES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프로젝트 ES의 흥행 여부는 컴투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작년 더 스타게이트의 흥행에 실패한 만큼 올해에도 프로젝트 ES를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퍼블리셔로서의 입지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컴투스는 일본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와 ‘가치아쿠타: The Game(가제)’ 그리고 시프트업의 ‘데스티니 차일드’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게임을 개발하며 라인업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컴투스는 본업인 게임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진을 겪고 있는 미디어 사업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약 205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로 편입한 위지윅스튜디오 등 계열사 지분 매각을 포함한 사업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게임 부문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컴투스의 대표 IP인 야구게임의 매출이 매년 상승하는 상황에도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신규 사업으로의 확장 실패를 의미한다”며 “2년 연속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올해까지 신규 IP 흥행에 실패한다면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