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확산, ‘인위적 간벌’이 원인...“자연에 가까운 숲 조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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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산불 확산, ‘인위적 간벌’이 원인...“자연에 가까운 숲 조성해야”

투데이신문 2026-01-22 13:44: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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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경북 산불 피해가 커진 주된 원인은 산불 예방을 명목으로 한 간벌과 ‘송이숲가꾸기’ 사업 등 산림청의 잘못된 산림관리 정책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불교환경연대·안동환경운동연합·서울환경연합·생명다양성재단과 부산대 홍석환 교수 연구팀이 ‘경북산불 피해확산 원인조사 중간발표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숲의 ‘탈 나무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시행된 ‘간벌’은 지난해 3월 발생한 경북 산불 피해 강도를 심각하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조사 결과 경북산불 피해가 확산된 가장 주된 원인은 인위적 간벌(숲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빽빽하게 자란 나무들 중에서 불필요하거나 생육에 방해가 되는 나무를 솎아내는 작업)이었다. 침엽수가 많고 숲가꾸기가 많이 일어난 간벌지일수록 숲이 울창할수록 화재강도가 상승했다.

특히 산의 등줄기를 타고 이뤄진 침엽수림 간벌지는 피해가 가장 극심했다. 미간벌지의 수관화 발생률은 5.3%에 그친 데 비해 간벌지에서는 수관화 발생률이 70.9%에 달했다. 수관화란 산불이 나무의 잎과 가지가 무성한 수관(樹冠) 부분으로 옮겨붙어 나무 위쪽에서 강한 불길로 번지는 현상을 말한다.

산불피해지역 환경현황을 살펴봤을 때 수관화 발생률이 높은 만큼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의 고사율 차이가 컸다. 침엽수로만 이뤄진 단순림의 경우 고사율이 전체 조사지점에서 80%를 넘어 대부분 고사한 반면 활엽수림의 경우 고사율이 10%남짓으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아교목(높이 1.5m~5m 정도의 어린 식물들)층이 조성된 숲에서는 산불이 지표화에 머물며 확산이 억제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경북 화재발생지의 능선부 소나무림은 간벌 작업으로 인해 아교목층이 조성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부산대 홍 교수는 이에 대해 “산불을 줄이기 위한 간벌이 오히려 습도 저하와 바람 통로를 만들어 산불을 키웠다”며 “숲가꾸기가 산불 대응이 아니라 산불 위험을 구조적으로 증폭시키는 요인임을 데이터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앞서 산림청은 경북 산불 피해면적이 99.289ha이라고 밝혔으나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산불 피해면적이 116.333ha에 달했다. 홍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산림청은 여전히 정밀 피해 경계도와 피해 강도 지도(GIS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확한 피해 범위와 강도 분석 없이는 복구 계획과 예산 편성 자체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환경단체들은 경북산불에 대한 국가 차원의 원인조사와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 대표는 “시민단체들이 모금을 통해 민간 차원에서 자체 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현실 자체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수십 년간 반복돼 온 잘못된 산림 정책과 산불 대응 정책이 반드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불 피해지역 청송 주민이자 연구진의 현장조사에 참여한 홍시언씨는 “소나무 단순림은 조성할 때도 유지할 때도, 산불 이후에도 막대한 비용을 요구한다”며 “산불로부터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소나무를 산에 심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송이숲가꾸기’ 사업을 국가시책으로 30년 가까이 시행한 결과 우리나라 숲이 산불에 강한 활엽수림으로 바뀌지 못하고 산불에 가장 취약한 소나무 단순림으로 유지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형산불은 산림청 산림관리 정책 실패의 결과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연구진과 환경단체는 산불 대응의 핵심은 숲을 더 베는 것이 아니라 아교목층이 자연스럽게 발달하도록 숲을 자연 상태에 가깝게 관리하고 침엽수 단순림이 자생활엽수림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연구 결과는 초동진화 실패 원인과 진화대응 체계 분석을 포함해 2026년 2월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26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친 경북 산불 실화자인 성묘객과 농민에게는 1심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의성지원은 16일 열린 1심 선고에서 성묘객인 50대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농민인 60대 B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두 사람에게 산불 실화 혐의로 적용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인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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