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역 행정통합을 전담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며 재정 지원 의지를 밝히자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의 행정통합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현재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은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뽑는다는 목표로 통합 특별법 제정 등을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부울경과 TK도 통합단체장 선출에 합의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이 메인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李대통령 "행정통합, 정치적 유불리에 흔들릴일 없어"
행정통합 뒷받침할 정부 TF 구성…4년간 총 20조 지원
행정통합은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을 실현하기 위한 주요 정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현재 추진 중인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의 광역통합은 지방주도 성장의 상징적 출발점이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가의 생존전략"이라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광역통합의 방향이 흔들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통합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부 방안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통합 시 부여되는 인센티브 안' 발표에서 통합특별시(가칭) 출범 시 지역별로 매년 최대 5조원씩, 4년간 총 20조원의 재정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또, 통합특별시에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보장하고, 공공기관 이전 시 우선 고려, 투자·창업 지원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TF'를 구성된다.
TF 단장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맡고, 류덕현 청와대 재정기획보좌관과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이 공동 간사를 담당한다. 홍익표 정무수석과 하준경 경제성장수석도 TF에 참여한다.
정부에서는 재정경제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산업통상부·교육부 차관이 TF에 들어간다.
청와대 김남준 대변인은 20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정부는 TF 출범과 함께 1월 중 신속히 1차 회의를 개최하고,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세부 방안을 속도감 있게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부울경 다시 묶자" 민주당 통합 제안
울산 "행정통합 동참 검토" 부산·경남 "환영"
이같은 정부의 청사진이 나오자 그간 정체 되어 있던 부울경 행정통합이 다시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민주당 부울경 3개 시도당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부산·경남 통합 논의에 울산을 더해 부울경 전체를 하나의 광역권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성완 부산시당위원장, 김태선 울산시당위원장,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은 정부가 제시한 대규모 지원책을 거론하며 "지금 같은 조건이 다시 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이 출범했지만 그해 지방선거 이후 특별연합에서 울산이 이탈했고, 경남도 이견을 밝히면서 특별연합은 해체됐다.
이후 부산과 경남은 2024년 행정통합 상생 합의 이후 공론화위원회 구성, 주민설명회, 여론조사 등을 거치며 통합 논의를 재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부산과 경남 지역 모두에서 행정통합 찬성 여론이 50%를 넘으며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김두겸 울산시장이 21일 "시민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이 동의할 경우 부산·경남 등 인접 지자체와의 행정통합을 검토할 수 있다"며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부산시는 21일 김 시장의 발표에 별도 입장문을 내고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울산시의 발표를 크게 환영한다"며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부·울·경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재정분권과 사무분권 등 연방제 수준의 권한 이양을 담은 특별법 제정과 주민투표를 통한 지역민의 직접적 의사 결정을 통해 부산·경남, 나아가 울산까지의 행정통합이 실질적으로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남도도 같은날 입장문을 통해 "경남은 부산과 통합논의를 시작하면서 성공적으로 통합하려면 울산이 참여해 완전한 부울경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울산시민 입장이 확인되는 대로 통합 협의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경남도가 운영한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도 최근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양 시도에 주민투표를 통한 행정통합 결정과 함께 장기적으로 울산을 포함한 완전한 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공론화위원회의 의견서를 토대로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시도 입장과 대정부 건의안, 주민투표 방안을 포함한 행정통합 로드맵을 정리해 곧 발표할 계획이다.
대구·경북도 행정통합 '재점화'
주호영·추경호·최경환 "TK 행정통합 추진해야"
정부의 지원 계획이 발표된 후 대구·경북의 행정 통합 논의도 재점화하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2024년 5월 공식화 이후 통합 TF 구성, 정부와의 4자 간담회, 특별법 초안 검토 단계까지 빠르게 진행됐다.
정부는 당시 '연내 특별법 제정, 2026년 7월 통합 자치단체 출범'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러나 2024년 말 계엄 사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사퇴로 논의가 멈췄다. 통합 청사 위치와 행정 권한 배분, 단계별 추진 방식 등을 둘러싸고 이견차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경북의 행정 통합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간 5조원 중 대부분은 포괄보조금 형태로 지원된다고 한다"며 "우리가 요구해 온 각종 특례를 조금 더 챙긴다면 대구·경북의 판을 바꿀 실질적 대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과 경북도의원, 지역 국회의원들과도 이를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도 통합 찬성 입장을 냈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행정 통합은 대구·경북이 가장 먼저 깃발을 들고 시작하지 않았나"라며 "우리가 설계도를 다 그리고 초안까지 다잡았는데 밥상은 남들이 먼저 받게 생겼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선거 전에 통합하지 못하면 알짜 공기업, 국책 사업은 모두 호남과 충청으로 가버린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 의원 역시 21일 언론에 "TK 행정통합은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TK 행정통합에 따른 시너지로 500만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도 시도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기자 간담회에서 "TK 백년대계에 도움이 되면 반대할 이유가 있겠나"라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TK행정통합 28일 분수령…경북도의회 동의안 상정
대구시와 경북도는 중단됐던 행정통합 논의를 다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20일 경북도청에서 만나 "전국에서 가장 먼저 통합 논의를 시작한 대구·경북이 동참해야 국가 차원의 행정통합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다"며 TK 행정통합을 중단 없이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경북도는 아직 도의회 동의를 받지 못한 상황과 관련해 "도의회와 충분히 협의한 뒤 의결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경북 통합 추진의 최종 관문은 경북도의회다.
도의회는 그동안 통합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 특례, 권한 이양, 낙후 지역 보호 방안이 구체화돼야 한다"는 신중론을 유지해 왔다.
이런 가운데 TK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불붙자 도의회는 28일 본회의에서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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