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가장 기본 먹거리가 쌀인데, 그마저 없다면 얼마나 막막하겠어요.”
칼바람이 부는 매서운 추위에도 쌀 포대를 옮기는 손길에는 망설임이 없다. 반복된 일상일수록 마음은 오히려 더 뜨거워진다. 임용구 시흥시 연성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부위원장(70)에게 나눔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삶의 결처럼 스며든 일상이다.
그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개인적으로 쌀 후원을 시작한 지는 어느덧 15년이 넘었다. 시흥 연성동에서만 5년째, 인천 남동구 등 다른 지역까지 포함하면 그 시간은 훌쩍 길어진다. 세월만큼이나 묵직한 나눔의 궤적이다.
매년 설과 추석 명절마다 어김없이 쌀을 준비해 이웃에게 전달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1년에 명절 두 번은 기본이고, 여건이 허락하면 그 횟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한 번에 기부하는 쌀의 양은 수십 포대에 이르며 막막한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달래준다.
임 부위원장의 나눔은 그의 생업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시스템에어컨 냉난방기 전문점을 운영하며 시흥을 비롯해 인천, 부천, 김포, 강화 등 여러 지역의 사업장을 책임지고 있는 그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에 참여하게 된 것도 지역에서 사업을 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연성동에 사업장이 자리 잡은 것을 인연 삼아 연성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에 뛰어들었으며 현재는 부위원장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협의체 활동을 하며 그는 이전보다 더 가까이에서 현실을 마주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직접 발굴하고, 그들의 생활환경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나눔’의 의미는 한층 또렷해졌다. 임 부위원장은 “어려운 이웃의 삶을 들여다볼수록, 더 나누지 않을 수 없게 된다”며 봉사를 멈출 수 없는 이유를 전했다.
물론 사업 경기가 늘 좋을 수만은 없지만 그는 나눔을 멈출 생각이 없다. 오히려 어려울 때일수록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실제로 그는 쌀 후원뿐 아니라 농어촌 교회와 해외 선교지 후원도 꾸준히 잇고 있다.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냥 계속하면 되는 거다”는 그의 말에는 흔들림이 없다. 처음 기부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종교적 이유였지만, 그는 나눔이 결국 자신의 삶을 더 단단하고 가치 있게 만든다고 믿고 있다.
칠순의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이른 새벽에 하루를 연다. 한결같이 현장을 누비며 영업과 관리를 병행하는 열정적인 그의 모습에 주변인들도 덩달아 에너지를 얻는다. 여러 지역의 사업장을 오가며 빼곡한 하루를 보내지만, 그는 일상의 틈마저 다양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으로 꽉꽉 채운다.
임 부위원장은 “가난을 겪어본 사람이 가난한 사람을 안다”고 말했다. 그가 오랜 시간 기부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도 많이 가져서가 아니라, 어릴 적 가난을 경험했고 나누는 삶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덕분이라고 했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도 단순하다. 그저 올해보다 내년에 조금 더, 그다음 해에는 또 조금 더 기부를 늘리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다.
수십 포대의 쌀, 명절 한 번의 후원이 쌓여 15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나눔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에 행동으로 답한다. 그가 이웃을 보듬고 지역을 지키는 방식은 그렇게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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