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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의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한 전 총리가 만기 출소할 경우 102살이 됩니다. 사실상 종신형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선고입니다. 한 전 총리나 대변인도 특검의 15년 구형에 무려 8년이 올려치기된 중형에 상당히 당혹해했습니다.
사실 이번 판결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관련 재판이 1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사이다’ 재판이었습니다. 특검법에 1심을 6개월 이내 마감으로 적시했는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이진관 부장판사는 한 달을 당겨 5개월만에 신속 완료했습니다.
국민들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가장 국민 상식과 법 감정에 충실한 명 판결이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진관 판사의 진면목과 진정성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판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12·3 비상계엄을 “친위쿠데타에 해당하는 내란”으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그는 “내란이 단시간 내 종료된 것은 계몽·경고성 계엄이어서가 아니라 맨몸으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와 저항 덕분”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2,3초 간 목이 메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판사의 개인 감정 표출은 재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긴 합니다. 그리고 이 판사가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낸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뜨겁게 누르는 것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한국 민주주의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국민들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가 났지만 이날 이 판사의 판결로 국민들 또한 정신적 치유와 위로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1심 선고는 단순한 형량을 넘어 12·3 이후 깊게 패였던 집단적 자존감과 상처를 법의 언어로 봉합하는 일종의 국가적 치유 의식에 가까운 장면이 됐습니다.
특히 재판부가 과거 12·12 군부 쿠데타와 이번 12·3 사태를 비교하며 ‘위로부터의 내란’ 곧 친위 쿠데타가 전두환·노태우 사건보다 더 위험하다고 본 점은 향후 내란죄 판결에 중대한 기준점을 제시한 것이라고 봅니다.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죄 방어 논리는 성공한 쿠데타가 아니었고 단기간에 이뤄진 ‘계몽령’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비상계엄의 명분과 결과보다 추진 과정에서 이뤄진 온갖 헌정파괴 행위와 ‘위로부터의 내란’의 치명적 위험성에 엄정한 단죄를 한 것은 내란 행위 재발 방지를 위해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또한 12·3 내란 세력에 대한 첫 유죄·중형 선고는 단순히 적대적인 감정이 아니라 법리와 헌법 원칙에 기초해 사법부가 던진 강력한 경고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동시에 이는 한국 엘리트 관료와 정치 엘리트의 출세 지향적 기회주의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고 또 그것에 대한 정의의 심판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내란 관련 첫 선고로 인해 오는 2월 12일 이뤄질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1심 선고와 일주일 뒤인 2월 19일 열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1심 선고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계엄 실무를 총괄하며 경찰·소방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했던 이상민 전 장관(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 재판장 류경진 부장판사)의 경우 특검 구형량은 15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조범’ 수준인 한 전 총리가 구형보다 8년이나 더 받은 마당에 계엄의 손발 노릇을 한 이 전 장관이 그보다 낮은 형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법조계에서는 최소 20년 이상의 중형을 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 전 대통령(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의 상황은 더 절망적입니다. 특검은 이미 그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해 둔 상태입니다. 하급자인 총리가 23년을 받았다면 지시자인 대통령에게는 무기징역이나 그에 준하는 영구 격리 수준의 선고가 내려질 수밖에 없는 ‘외통수’에 걸린 셈입니다. 재판부가 한덕수 판결로 확인된 ‘친위 쿠데타’의 법리를 뒤집지 않는 한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오직 법정최고형뿐입니다.
물론 법조계에서는 이상민, 윤석열 재판부가 이진관 부장판사의 법리를 따를 필요가 없고 새로운 법 적용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완전히 상반된 판결을 내리기가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한 변호사는 이에 대해 “한국 법체계에서 하급심 판결은 다른 사건의 재판부를 법적으로 구속하지 않는다. 선례 구속력은 기본적으로 대법원 판결에만 강하게 작용한다. 같은 종류의 사건, 심지어 매우 비슷한 사실관계라 하더라도 다른 재판부는 독립해서 심리, 판단할 수 있고 이론상으로는 다른 법리를 세워 무죄 또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다”라고 전제하면서 “다만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서는 첫 판결이 후속 재판의 사실과 법리 판단에 강한 참고 기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판사가 대다수 국민의 상식과 법 감정을 거스를 만한 강력한 법 논리를 내세워야 하는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한 전 총리 1심 판결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같은 12·3 내란 프레임 속에서 한 사건만 ‘친위쿠데타·위로부터의 내란’으로 보고 다른 재판부가 ‘내란 아니다’ ‘국헌문란 목적 없다’라고 정반대로 나가 버리면 국민 입장에서는 법원에 대한 신뢰를 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사법부가 사건 인식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이번 재판들에서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히 내란처럼 대법원 양형 기준도 없고 헌법 질서 전체를 건 사건에서는 1심마다 전혀 다른 법리를 들고 나왔다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뒤집히면 그 재판부는 법적, 정치적 책임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이 자칫 통쾌한 정치적 승리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의미를 온전히 살리려면 여론의 환호와는 별개로 법리와 절차, 양형 논리를 끝까지 냉정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은 여론과 권력 위에 군림하는 초월적 권위가 아니라 국민과 시대정신 위에서만 정당성을 부여받는 독립적 제도입니다.
이번 ‘이진관 작심 판결’은 그 긴장과 균형이 아직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사법 정의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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