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美 아니면 수호 불가”…무력 내려놓고 ‘관세·동맹’ 쥐고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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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美 아니면 수호 불가”…무력 내려놓고 ‘관세·동맹’ 쥐고 흔들다

직썰 2026-01-22 09:46: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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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무대로 그린란드 인수 의지를 재천명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무대로 그린란드 인수 의지를 재천명했다. [연합뉴스]

[직썰 / 안중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무대로 그린란드 인수 의지를 재천명했다. 그는 덴마크를 향해 “배은망덕하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안보 논리를 앞세웠지만, 동시에 “무력은 사용하지 않겠다”며 군사적 긴장의 선을 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는 갈등의 해소가 아닌 ‘전선의 이동’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강압 대신 나토(NATO)의 방위비 분담 논리와 관세 카드를 결합한 ‘거래형 압박(Transactional Pressure)’ 전략을 공식화했다. 시장은 전쟁 공포가 사라진 것에 안도했지만, 유럽은 이를 ‘영토 주권을 경제로 흥정하려는 시도’로 규정하며 제도적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파열음이 군사 안보를 넘어 글로벌 통상 질서와 동맹 규범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총’ 대신 꺼낸 ‘계산기’…안보 독점 논리와 관세 레버리지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 메시지는 겉으로는 유화책처럼 보이나, 그 이면에는 더 정교해진 강압 논리가 깔려 있다. 그는 그린란드를 북극 방어와 미사일 요격의 핵심 요충지로 정의하며 “미국 외에는 그 누구도 그린란드를 지킬 수 없다”는 ‘안보 독점론’을 설파했다. 이는 덴마크의 주권을 무시하는 발언임과 동시에, 인수의 정당성을 안보 효율성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주목할 점은 동맹 규범의 변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의 집단방위 의무를 상기시키면서도, 결론적으로는 “덴마크의 역량 부족을 미국이 메워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시켰다. 동맹을 연대의 대상이 아닌, 힘의 우위를 통한 재편의 대상으로 활용한 것이다.

여기에 ‘관세’가 핵심 협상 카드로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문제에 반발하는 유럽 국가들을 겨냥해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가, 이후 ‘미래 합의 프레임워크’ 마련을 명분으로 철회했다. 이는 단순한 변덕이 아니다. “언제든 관세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군사력보다 더 빈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강제 수단을 확보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EU “주권은 쇼핑 대상 아냐”…‘반강압’ 제도화로 맞대응

유럽은 트럼프의 행보를 외교적 수사가 아닌 실질적 ‘경제 강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토와 주권 문제가 관세라는 경제적 도구와 결합해 거래 테이블에 올라온 상황 자체를 대서양 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위협으로 인식한 셈이다.

유럽의회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EU-미국 간 무역합의 비준 절차를 사실상 동결시키는 강수를 뒀다. 관세 위협과 영토 요구가 병행되는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무역 협정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나아가 EU 차원에서는 관세뿐만 아니라 서비스, 투자, 공공조달 시장 접근권까지 제한할 수 있는 ‘반강압 수단(Anti-Coercion Instrument)’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협상”을 요구할수록 유럽은 “즉각적 제도 방어”로 맞서는 형국이다.

◇시장의 진짜 공포는 ‘정책 불확실성’…방산보다 ‘변동성’ 주목

금융시장의 반응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직후 급락했던 월가는 “무력 사용 배제”와 “10% 관세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반등했다. 이는 시장이 두려워한 것이 물리적 충돌(전쟁)이 아니라, 관세로 인한 기업 펀더멘털 훼손과 정책 불확실성(Policy Uncertainty)이었음을 방증한다.

관세는 기업의 이익 가이던스를 무너뜨리고 밸류에이션 조정을 강제하는 가장 직접적인 변수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상대로 관세를 상시적인 외교 협상 도구로 사용하는 패턴이 고착화될 가능성을 가장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

◇‘주권 병합’ 어렵지만 ‘권한 쪼개기’ 압박 지속

현실적으로 덴마크가 그린란드 주권을 미국에 넘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유럽의 정치적, 제도적 장벽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미국의 전략은 완전한 병합보다는 ▲안보 거점 확보 ▲핵심 광물 공급망 선점 ▲인프라 운영권 참여 등을 묶은 ‘패키지 딜’ 형태의 실질적 통제권 확보로 선회할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한국 경제가 유의해야 할 점은 명확하다. 단순히 방산, 조선 등 ‘북극 테마주’의 등락에 일희일비할 때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통상 마찰이 격화될 경우 발생하는 ‘변동성의 수입’을 경계해야 한다. 글로벌 교역 위축과 달러 강세 압력은 한국 수출 기업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배제” 선언은 평화의 약속이 아니다. 싸움의 도구를 군사에서 경제와 통상으로 바꿨다는 선전포고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은 이제 영토 싸움을 넘어, 글로벌 통상 질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거대한 ‘규범 전쟁’으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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