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이면 퇴직…잘리는 나이 갈수록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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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이면 퇴직…잘리는 나이 갈수록 내려간다"

프레시안 2026-01-22 09:27: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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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되는 정년 연장 논의를 두고 단순히 정년 연장 여부를 논의하는 게 아닌 현재 노동시장을 떠나는 이들이 언제, 왜, 어떤 조건에서 떠나는지를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1일 발표한 '생애 주된 일자리 퇴직의 현실과 정책 과제'에서 "한국 사회에서 중고령자의 은퇴 시점이 법정 정년이 아니라, 대체로 50대 초·중반에 발생하는 비자발적 주된 일자리 이탈 시점에서 사실상 결정된다"며 "정년까지 동일한 일자리를 유지하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며, 주된 일자리에서의 이탈은 이후 노동 경로를 좌우하는 핵심 분기점으로 작동해 단시간·저임금·불안정 고용으로의 질적 하향 이동과 노후 빈곤 위험을 구조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2025년 10~11월 실시한 설문조사(2015년 이후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만 50~69세 1460명 대상)를 바탕으로, 중고령자의 퇴직 이후 노동 경로, 고용의 질 변화, 경제활동 제약, 필요한 정책 지원을 분석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의 평균 퇴직 연령은 약 54세였으며, 퇴직 시점은 50대 초반부터 60대 초반까지 넓게 분포했다. 근속기간 5년 미만 노동자의 경우 만 54세 이전에 이탈한 비율이 60.6%에 달한 반면, 30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경우 60~64세에 퇴직한 비율이 52%로 나타났다. 젊은 연령의 노동자일수록 퇴직 시기가 더 앞당겨졌다.

퇴직 사유를 보면 정년퇴직은 24.6%에 그친 반면, 비자발적 퇴직이 34.5%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정년퇴직자의 약 45%가 300인 이상 중·대규모 사업장 출신이었으나, 1~9인 영세사업장 출신 정년퇴직자는 6.5%에 그쳤다.

보고서는 관련해서 "퇴직 전 근속연수·직업·종사상 지위 등 일자리 특성에 따라 이후 노동 경로와 안정성이 달라지는 구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임금근로자, 즉 자영업자의 경우, 주된 일자리의 평균 폐업 연령은 53.5세로 임금근로자(54.2세)보다 낮았고, 근속기간 역시 10년 미만이 39.6%인 반면 30년 이상은 6.2%에 불과했다.

사업체 규모는 1~4인이 69.2%, 5~9인이 16.9%로 대부분 영세했으며, 산업별로는 교육서비스업(23.5%), 도·소매업(19.2%), 숙박·음식업(12.7%) 등에 집중됐다. 이는 자영업이 전반적으로 경기 변동, 소비 위축, 지역 인구 변화에 취약한 구조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퇴직 이후에도 고령층의 노동 참여는 지속되지만, 그 경로는 더 낮은 직무 지위, 더 작은 사업장, 돌봄·서비스 중심 산업, 단순·서비스 직종으로 수렴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임금근로자의 직업 구조는 생애 주된 일자리 기준 관리자·전문가·사무직(64%) 중심에서, 현재는 서비스·단순노무가 최대 비중(39.1%)을 차지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구체적으로 서비스직 비중은 12.4%에서 24.7%로(+12.3%p), 단순노무는 6.7%에서 14.4%로(+7.7%p) 증가해, 전문·사무 중심에서 생계형·저숙련 일자리로의 질적 하락이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응답자의 84.8%가 현재도 경제활동 중이었으나, 재취업은 공식 제도보다 개인·직장 인맥 활용이 46.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관련해서 퇴직 이후 노동시장이 '장시간·저임금의 임금노동'과 '시간 자율성은 있으나 재정적 불안이 큰 비임금노동'이라는 두 경로로 양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년 연장 논쟁이 포착하지 못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종합적으로 한국의 고령층 노동시장이 정년 중심의 통념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다수의 중고령자가 정년 이전에 비자발적 이탈을 경험하고, 재취업은 단순·저임금·단시간 일자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는 개인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채용 관행, 직무 구조, 전환기 매칭 부재 등 제도적 요인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이므로, 정년 연장 논쟁을 ‘얼마나 오래 일할 것인가’라는 틀에만 가두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핵심 문제는 정년 이후가 아니라 정년 이전에 이미 발생하는 전환기 단절, 경력과 숙련의 활용 부재, 질 낮은 재취업, 사회보험 공백에 있다"며 △조기퇴직을 늦추기 위한 고용 유지 전략, △주된 일자리 이탈 이후 전직·전환기 관리체계 구축, △리스킬링 기반 경력 전환 지원, △민간 커리어컨설턴트를 활용한 전직 지원 모델, △60대 이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제도화, △비표준·비임금 노동 확대에 대응한 사회보험 및 최소 보장 체계 재구성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보고서 저자인 정혜윤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수의 중고령자가 정년에 도달하기도 전에 전환기에서 밀려나고, 이 과정에서 질적 하향 이동과 사회보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며 "필요한 것은 정년을 늘리는 논쟁이 아니라 전환경로 중심의 노동시장 구조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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