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SW) 중심의 확산 국면을 지나, 로봇과 하드웨어(HW)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이후 시장의 시선은 분명해졌다. AI 혁신의 다음 단계는 ‘피지컬 AI’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피지컬 AI는 가상 공간에서 학습한 AI를 로봇·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장치와 결합해 현실 환경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산업 생산성과 효율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AI의 최종 진화 단계로 평가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CES 기조연설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AI 중 하나는 피지컬 AI”라며 “로봇은 AI의 엔드게임”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에서 로봇으로…국내 증시 주도주 이동
국내 증시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그동안 AI 테마를 이끌던 반도체 중심 구도에서, 로봇·부품·소재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SW→HW’로의 이동이 주도주 교체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산업 구조를 바꿀 변수로 작용한다. 로봇이 생산·물류·서비스 전반에 투입되면서, 기존 자동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국면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CES에서 부각된 현대차…시총 100조원 돌파
이 흐름의 중심에 현대차그룹이 있다. 현대차는 CES 2026에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해외권역장 등 최고위 임원 100여 명을 대거 참석시키며 피지컬 AI 선도기업 도약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현대차는 단숨에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고, 올해 들어 주가는 75% 넘게 상승하며 시총 100조원을 넘어섰다.
증권가의 시각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KB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58% 상향한 80만원으로 제시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톱20 완성차 업체 중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도입 비전을 명확히 제시한 곳은 현대차그룹과 테슬라뿐”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4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렸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ES 이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본격 재평가되고 있다”며 2027년 기준 영업가치를 53조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현대차가 간접 보유한 지분(27.1%) 가치는 약 14조4000억원으로 계산된다.
현대차를 중심으로 기아, 현대오토에버,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주도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남주신 DB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연구·실증 단계를 넘어 양산형 범용 로봇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확인된 것이 이번 랠리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생각보다 빠르다”…일상으로 들어온 로봇
이번 CES에서는 가전과 로봇의 결합도 뚜렷했다. 가구·가전에 AI를 탑재해 청소, 세탁 등 반복적인 가사 노동을 로봇이 대신 수행하는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왔다.
시장 전망도 가파르다. KB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는 ‘2026년 186억달러 → 2030년 1365억달러 → 2035년 4353억달러’ 등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연간 판매량도 같은 기간 22만6000대에서 960만대로 급증도 예상된다.
성장의 구조적 배경은 인구 감소다. OECD에 따르면 회원국의 노동가능인구(20~64세)가 2024~2064년 동안 누적 13.4% 감소한. 노동시장에서 연간 약 260만명, 10년이면 2600만명의 증발을 의미한다.
한국은 같은 기간 노동가능인구가 51.1% 줄어든다. 일본은 32.0%, 유럽연합은 22.8% 감소 한다. 감소한 노동력을 로봇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휴머노이드 수요는 구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주 넘어 소부장까지…낙수효과 본격화
피지컬 AI의 파급력은 대형주에 그치지 않는다. 감속기·센서 등 로봇 핵심 부품을 만드는 코스닥 종목으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장 가능성을 본 글로벌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재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동로봇 업체 뉴로메카는 올해 들어 250% 급등했고, 휴림로봇도 180% 상승했다. 두 종목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에스비비테크, 유진로봇,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보스타, 에스피지 등 양산·부품 관련 기업들도 동반 상승했다.
◇“기대가 앞선 주가”…투자자 냉정함 필요
다만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실적보다 미래 기대가 주가를 앞서가는 종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적자 상태이거나 기업 규모가 작은 일부 종목이 피지컬 AI 수혜주로 묶이며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개별 종목보다는 ETF를 통한 분산 접근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로봇 관련 ETF로는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KODEX 로봇액티브’, ‘RISE AI&로봇’ 등이 있다. 이들 상품은 이달 들어 각각 10%, 29.25%, 34.63% 상승했다.
현대차그룹 주가 부담이 크다면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SOL 자동차 TOP3플러스’ 같은 간접 투자 상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