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광주·전남 가속화에 대구·경북 가세…부산·경남·울산은 신중
통합 기대 속 흡수 통합 등 걱정도…절차·방법도 논쟁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가 광역 행정통합을 전담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며 제도 설계와 재정 지원 논의에 착수하자, 통합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 단계에 있는 각 지역에서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충남·대전이 스타트했고, 전남·광주가 우리도 하겠다고 나섰다"며 "대구·경북, 부산·경남·울산도 한다고 하니 (재정 지원 문제 때문에) 너무 많이 할까 걱정이다"고 말할 정도로 광역자치단체들이 행정통합 추진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만 지역별로 통합 방식과 시기 등을 두고 여론이 엇갈리고 있고, 권한·재정 배분을 둘러싼 경계심도 동시에 커지는 양상이다.
◇ 각 지역 통합 추진 움직임…속도전·조건부 검토·신중론 교차
2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전·충남, 광주·전남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뽑는다는 목표로 통합 특별법 제정 등을 서두르고 있지만, 지역별 통합에 대한 찬반 여론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전·충남에서는 소속 정당이 다른 단체장, 대전 자치구를 중심으로 통합 논의에 대한 대응이 갈리고 있고, 충남에서도 대전 중심의 '흡수 통합'이 될 것이라는 경계심이 나온다.
광주·전남도 통합 속도전에 뛰어든 가운데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정치 구조 속에서 시도 주도의 통합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공청회와 의견 수렴 절차를 병행하며 통합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으나, 논의가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리며 추진 방식과 절차를 둘러싼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은 다른 지자체의 속도전에 최근 양 시·도 단체장이 만나 행정통합에 합의하며 논의가 전격 재개됐다.
과거 '대구에 흡수된다'는 우려로 반대 입장을 보였던 경북도의회도 이번에는 대체로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고, 정부가 제시한 공공기관 이전 등 인센티브를 계기로 지역 발전 기대감이 확산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부산·경남은 2024년 행정통합 상생 합의 이후 공론화위원회 구성, 주민설명회, 여론조사 등을 거치며 비교적 긴 호흡으로 절차를 밟는 상황이다.
정부 인센티브와는 별도로 주민투표를 포함한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울산은 김두겸 울산시장이 "시민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이 동의할 경우 부산·경남 등 인접 지자체와의 행정통합을 검토할 수 있다"며 실질적인 권한 이양과 시민 동의를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5극' 통합 움직임에 반발하는 '3특' 지자체의 반응도 이어진다.
강원·전북·제주 등 기존 특별자치도와 세종시는 정부의 통합 인센티브 정책이 '통합 특별시'에 쏠리면서 기존 특별자치 체제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 통합 효과 기대 속 소외 우려…절차·방법 두고 이견도 노출
지역별 행정통합을 둘러싼 여론은 초광역 체급 확대에 대한 기대와 지역 소외 우려가 교차하는 양상이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서는 정부 인센티브가 낙후 지역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대도시와 산업 거점을 중심으로는 정책·재정 협상력 강화와 국책사업·공공기관 이전, 광역 인프라 확충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반면 농어촌과 도서 지역, 광역 중심지 외곽에서는 예산과 정책이 대도시에 집중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충남에서는 충남도청이 옮겨간 내포신도시 위상 약화 우려가, 광주·전남에서는 전남 시·군을 중심으로 농정·어업·도서 지역 소외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광주·전남 통합 특별시의 명칭과 청사 위치를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이 노출됐고, 근무 여건 변화를 우려한 공직자들의 반대 여론도 높다.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국세 일부 지방세 전환, 자치입법권 강화 등 실질적 권한 이양을 전제로 한 '조건부 찬성' 여론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통합 이후 구조적 소외 가능성과 절차·방법에 대한 이견도 제기된다.
통합 찬성 측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초광역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는 반면, 신중·반대론은 '흡수 통합' 가능성과 권한 이양 없는 행정 단위 확대의 한계를 지적한다.
통합 과정 속도전에 대한 비판과 주민투표 여부를 둘러싼 절차 논쟁도 거세다.
강원·전북·제주 등 기존 특별자치도와 세종시는 통합 인센티브가 '5극 3특' 구도의 형평성을 해칠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둔 통합 속도전을 둘러싼 찬반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하향식으로 행정통합을 추진하며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선거 전략"이라고 비판한 반면, "행정통합으로 인한 실익이나 주도권을 잃게 돼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도 나온다. (김선호 김준범 박철홍 이강일 이재현 이정훈 허광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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