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90분 예정이었던 신년 기자회견 시간을 훌쩍 넘은 약 180분(173분)가량 진행하며 25개의 여러 현안에 관한 질문에 견해를 밝혔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알림을 통해 2026 신년 기자회견 시간과 질의응답 수를 공개하며 "적어도 문민정부 이후 역대 최장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후 착석하자, 그동안의 국정 성과를 담은 '이재명 정부 대전환의 길' 영상이 공개됐다.
이후 약 13분간 모두 발언을 통해 지방·공영·안전·문화·평화로 요약되는 집권 2년 차 새 성장 전략의 5대 원칙을 설명하며 "굴곡진 대한민국 역사에서 국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었다. 국민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고,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법과 제도를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개혁의 취지는 끝까지 지키고, 개혁이 국민의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민의 뜻을 따라 가장 책임 있는 해법을 끝까지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 고환율·부동산 공급 및 세제·한미 관세·코스피 상승 등에 즉답
모두발언 후 첫 질문으로 고환율에 특별한 대책이 있는지에 대해 이 대통령은 "특별한 대책이 있으면 이미 했을 것"이라며 "원화 환율은 엔·달러 환율에 연동되는 측면이 있는데 일본에 비하면 우리는 평가 절하가 덜된 편이다. 일본 기준에 우리가 그대로 맞추면 아마 1600원 정도 돼야 하는데, 엔이나 달러 연동에 비하면 좀 그래도 잘 견디고 있는 편이라고 잘 봐주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관련 책임 당국에 의하면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들을 발굴해 내고 또 환율이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부동산 공급과 세제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정확한 숫자는 아닌데 한 15년 동안 하나도 안 먹고 하나도 안 쓰고 다 모아야 평균적인 근로자가 겨우 평균적인 집을 살 수 있다. 집값이 엄청나게 높은 것"이라며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투자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 아닌가. 그리고 수도권 집중도가 엄청나게 높다"며 "당연히 수요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고 집값이 상승하게 되는 요인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 대책으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것, 자산 배분에서 부동산 보유 비중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정책 방향을 금융의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이제는 좀 유용한 금융자산으로, 특히 그중에서도 생산적 영역의 주식시장으로 이렇게 전환하기 위해서 우리가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고 조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한 국가의 장기 성장 전략으로서 지방 균형 발전, 또 지역에 대한 투자, 또 인구가 서울로 좀 덜 몰리고 또 지방으로 갈 수 있게 이런 각종 정책을 하고 있다"며 "충청도 특정 지역에 농어촌 기본소득이라고 이제 월 15만 원, 1인당 연간 180만 원쯤 되는 걸 지역화폐로 지급해서 동네에서 좀 쓰게 했더니 인구가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부부가 가면 기초연금에다가 농어촌 기본소득 더하면 사는 데 지장이 없네' 이렇게 판단되면 여러분도 나중에 많이 지방으로 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 대책으로 "공급을 늘리는 방법과 수요를 억제하는 방법, 두 가지 아니냐"라며 "곧 국토부에서 현실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다. 공급에는 신축 공급과 이제 뭐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놓게 하는 공급책도 찾고 있다"고 했다.
공급 외 수요 억제책으로 투기적 수요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토지거래허가제라든지 뭐 여러 방법이 지금 시행되고 있다. 또 앞으로 필요하면 얼마든지 또 추가할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세제에 대해서는 "참 예민해 말씀드리기 어려운데, 그렇다고 말씀 안 드릴 수도 없다. 제가 선거 때 세금으로 집값 잡는 거는 웬만하면 안 하겠다. 제가 최대한 뒤로 미루려고 한다. 정책 수단은 본래 목표가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세금으로 집값 잡는 것은) 가급적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게 제일 좋지 않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세제를 통해서 부동산 정책을 하는 것은 깊이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필요한데, 유효한 수단인데 필요한 상태가 됐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 쓸 이유는 없다. 가능하면 그런 상황이 안 오기를 바란다"면서 "만약에 우리가 예정하고 있는 선을 벗어나서 사회적인 문제가 될 정도 상황이라고 하면 당연히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관세와 관련 "미국으로서 미국의 경제 안정을 위해서 엄청난 재정 적자, 무역 적자 문제들, 또 국내 갈등, 양극화, 제조업 붕괴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려다 보니 좀 무리를 하게 되는 것 같고 그것이 이제 다른 국가들에 이런 압력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도 거기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상당히 오랜 기간 관세 통상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양국이 뭔가 서로에게 득이 되는, 얻기 위한 협상을 한 게 아니라 우리로서는 덜 주기 위한 협상을, 견디기 협상을 힘들게 해낸 것"이라며 "지금 반도체 관련해서 100% 관세 얘기가 있는데 그렇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나오는 얘기"라고 관세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주로 반도체 문제는 대만과 대한민국의 시장 점유율이 80∼90%가 될 텐데 100% 관세 올리면 아마 미국의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80∼90% 독점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미국 물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대만보다는 불리하지 않게 하겠다고 하는 합의를 미리 다 해 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다가 반도체 공장 안 지으면 100% 올리겠다, 이런 얘기도 있는 것 같은데, 협상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얘기"라며 "미국이야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많이 짓고 싶을 것이다. 또 험난한 파도가 오기는 했는데 배가 파손, 파선되거나 손상될 정도의 위험은 아니어서 잘 넘어가면 되겠다"고 했다.
아울러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우리 유능한 산업부 장관, 또 협상팀들이 있기 때문에 잘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 李, 이혜훈 장관 후보자·검찰 개혁 현안 질의에 "왜 이 질문 안 하나 했다. 참 어렵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문제가 언급되자 "왜 이 질문을 안 하시나 했다. 참 어렵다"며 "지금 어려운 일이 두 가지가 있는데, 검찰 개혁 논란과 탕평 인사에 관한 이 후보자 지명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지명자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는 아직 결정은 못 했는데 아쉬운 것은 본인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들어볼 기회를 갖고 그 청문 과정을 본 우리 국민의 판단을 제가 들어보고 판단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마저 봉쇄돼서 본인도 아쉽겠지만 저도 참 아쉽다"며 "우리 국민이 가지는 문제의식에 대해서 본인의 해명도 또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밝혔다.
검찰 개혁 입법 관련 질문에도 "각종 개혁 조치도 검찰이 관계된 건 뭘 그리 복잡하고 어려운지 모르겠다. 이게 다 업보"라며 "검찰이 하도 저지른 업보가 많아서 마녀가 된 거 아니냐. 뭐든지 미운 거다. 뭐든지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또한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한테 권력을 뺏는 게 목표가 아니다. 수단과 과정"이라며 "진짜 최종 목표는 국민의 권리 구제다. 국민의 인권 보호, 국민들의 권리 구제.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게 가해자 처벌을 제대로 하는 것 해야 한다.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 개혁의 최종 목표는 인권 보호와 피해자 보호에 있다. 법과 질서를 정의롭게 지키는 데 있다. 여기에 가장 합당한 길은 남용의 가능성을 봉쇄하는 것이지만 효율성이 제거돼서도 안 된다"며 "정부도 마음대로 하면 안 되고 그래서 숙의하자. 시간을 충분히 갖고, 당에서 또 국회에서 정부가 또 국민이 함께 토론하고 그 결과를 전문가들이 검증하고 그렇게 10월까지는 또 여유가 있으니까 충분히 의논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 지방 주도 성장 위한 광역 통합·용인 클러스터 이전..."경제적 유인 중요"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현재 추진 중인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의 광역통합은 지방주도 성장의 상징적 출발점이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가의 생존전략"이라며 "서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치열한 토론으로 합리적 대안을 찾아내고, 이를 위한 행정·재정·제도적 지원을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첫 번째 대전환으로 제시하며 광역 통합으로 지방 주도 성장을 이끌 ‘5극 3특 체제’로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방 분권 자치 강화와 관련해 지방재정분권 확대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재원 배분이 72대 28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보통 6대 4 정도는 돼야 한다. 지방 자체 재원이 28%가 아니라 40%는 돼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실 집행은 또 75%가 지방에서 집행되고 있다. 권한은 중앙 정부가 가지고 실제 집행은 지방이 하는 것이다. 교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통합을) 해보라고 하니 정치적으로 잘 안되는데 충남-대전이 시작했다"면서 "재정이나 지원을 해둘 테니까 이번 기회에 좀 해보시라고 하니까, 전남-광주가 갑자기 '우리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5대 35 정도에 해당하는 만큼을 한 번 배정해 보겠다(고 했다). 장기 목표니까. 통합하면 미리 해준다는 차원에서"라며 "거기에서 조금 더해서 연간 최대 5조 원까지, 제 임기 안에 하면 4년 하면 한 20조 원 정도를 지원해 줄 수 있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전남-광주는 확실하게 될 것 같다"며 지방 거주 혜택, 산업 배치 우선 지원 등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산업 배치에 있어서 우선적 지원을 해야 한다"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야기를 자꾸 하는데 정부가 옮기라고 하면 옮겨지느냐. 정치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지만 설득이나 유도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요금은 생산 지구는 싸게, 원거리는 비싸게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시장경제 아닌가"라며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당장은 어렵지만 길게 보면 훨씬 거기가 땅값도 싸고, 인건비도 싸고, 물가도 싸고, 에너지도 싸고, 세금도 깎아주고, 규제도 완화해 주고, 인프라 구축도 많이 해주고, 교육 연구시설도 많이 만들어주고, 사람들 정주 환경도 많이 개선해 줄 테니까 차라리 거기로 가는 게 나중에 장기적으로 낫다' 이렇게 설득할 수도 있다"고 제시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방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 지역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어떤 보상을 줄 수 있을지를 묻자 "경제적 유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용인 반도체 문제가 워낙 규모가 크고 또 이게 2048년, 50년 이렇게까지 계획된 것 아닌가. 정부의 정책으로 결정을 해놓은 거를 지금 제가 뒤집을 수는 없다"며 전력이나 용수 문제 등을 이유로 기업을 설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규 원전 문제와 관련 "필요하면 안전성 문제를 포함해서 (신규 원전을) 검토할 수 있는 것인데 원전 문제가 마치 이념 전쟁의 도구처럼 인식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필요한지, 안전한지, 국민의 뜻은 어떠한지, 이런 것들을 열어놓고 판단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에 국제 추세나 에너지의 미래, 이런 것을 좀 고민해 보면 엄청난 에너지 수요가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며 "재생에너지가 낮에는 발전이 되는데, 바람 불 때는 발전이 되는데 다른 때는 안 되는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 소위 기저 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하는 문제들을 다 많이 고민해 봐야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국제적으로 보면 원전 수출이 어쨌든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지 않나"며 "원전 시장이 엄청나게 많이 늘어나고 있는 점들도 객관적으로 고려하자, 앞으로 어떻게 할지 최종 결정은 남아 있으니 공론화도 거치고 의견 수렴도 하고 논쟁도 하고 열어놓고 하자"고 제시했다.
□ '서로 사랑하는 사이' 강훈식 지방선거로 떠나보낼 수 있나...李 "제 아내를 사랑한다"
우상호 수석, 김병욱 비서관 등이 지방선거 출마로 청와대를 이탈하는 가운데 강훈식 비서실장의 대전·충남 통합 단체장 출마 전망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 대통령과 강 비서실장 사이를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일각에서는 표현하기도 하는데 사랑하는 강 실장을 지선 출마를 위해 떠나보내실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저는 제 아내를 사랑한다"고 했고, 강 실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참모들과 기자들 사이에서 동시에 큰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우 전 수석 등은 이탈을 한 게 아니고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고 또 자기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꼭 같이 가야 하는, 떨어지면 안 되는 관계는 아니니까 이탈은 아닌 것 같다. 그분도 그분의 삶이 있는 것이고, 정무수석의 역할을 충분히 잘했다"면서 "어떤 사람이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는가 하는 것은 제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도 없고 또 한 가지는 전혀 예측 불능이다.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참모들도 자기 역할을 그 자리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기대한다"며 "그런데 언제 사랑하는 사이로 됐나. 어휴, 징그럽다. 아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 대통령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마무리한 후, 사회를 맡은 강유정 대변인은 우문에 현답을 했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예정된 시간을 넘기자 강 대변인은 "지금까지 질문 15개를 소화하셨다"고 말했으나, 이 대통령은 이것만 꼭 묻겠다거나, 꼭 질문해야 하겠다 절실한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며 기자석을 바라봤다.
기자들이 손을 들자 점점 더 손 든 기자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얼마나 절박한지 질문을 들어보겠다면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여러분들의 질문이 곧 우리 국민들이 가지는 의문이거나 질문일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좀 많이 말씀드리려고 했지만 그러지는 못한 것 같다. 가능하면 자주 뵙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자주 하고 싶은데, 우리 참모들이 뭘 그렇게 자주 하냐고 (한다)"며 "실수할까 봐 그럴 거다. 오늘도 제가 얘기한 것 중에 꼬투리 잡혀서 어디 사설에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런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자주 뵙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가 '국가 공직자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고 계속 강조하고 공무원들한테도 많이 말씀드린다. 가진 시간을, 주어진 권한을 귀하게 여기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새해 인사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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