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의 아시아 정상 도전이 물거품이 됐다. 결과는 4강 탈락이었지만, 대회 전반을 관통한 경기력과 준비 과정은 단순한 ‘한 경기 패배’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민성(53)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일본에 0-1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3~4위전으로 내려앉았고, 2020년 태국 대회 이후 6년 만의 정상 탈환도 무산됐다.
특히 뼈아픈 대목은 상대 일본 선수들은 ‘U-23’이 아닌,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대비해 꾸린 21세 이하(U-21) 중심 선수단이었다는 점이다. 경기 전까지 한국은 연령과 경험에서 앞선다고 평가받았으나, 전반전 슈팅 수에서 1-10으로 밀리며 사실상 일방적인 수세에 몰렸다. 후반 들어 공세를 펼쳤으나 일본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술적 완성도와 경기 운영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공간 활용과 패스 정확도, 결정력 모두에서 상대에 밀렸고, 교체 카드 역시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대회 5경기에서 한국은 6득점-6실점에 그치며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경기 내용은 대회 내내 반복돼 온 문제의 축소판에 가까웠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레바논을 4-2로 꺾었지만 U-21 대표팀이 나선 우즈베키스탄에 0-2 완패하며 1승 1무 1패 조 2위(승점 4)에 그쳤다. 이란이 최종전에서 레바논에 덜미를 잡히는 이변 덕분에 가까스로 8강에 올랐고, 호주를 2-1로 제압하며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경기력에 대한 의문은 끝내 해소되지 않았다.
이민성 감독의 책임론도 피하기 어렵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성적 경쟁을 넘어, 대표팀의 방향성과 팀 정체성을 검증하는 무대였다. 그러나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이어진 경기력 기복은 단기간의 시행착오로만 설명하기엔 한계가 분명했다. 경기 후 이민성 감독은 “전반에 위축된 경기를 했다”며 아쉬움을 인정했지만, 반복되는 보완과 아쉬움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대표팀 운영 환경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2024년 AFC U-23 아시안컵 부진과 2024년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이후, U-23 대표팀은 약 1년 가까이 사령탑이 공석인 상태로 방치됐다. A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과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등 대한축구협회 내부 행정 공백이 겹치며 연령별 대표팀 운영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이민성 감독이 지난해 5월에야 지휘봉을 잡았지만, 짧은 준비 기간 속에서 팀 컬러와 전술 체계를 완성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물론 해외파 차출 불발과 핵심 자원의 부상 이탈 등 악재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조직력과 경기 내 해법, 감독의 철학은 일본과 우즈베키스탄 등 경쟁국들과 비교해 분명한 격차를 보였다. 상대가 LA 올림픽까지 장기 로드맵을 그리면서 어린 선수들을 과감히 실전에 투입했지만, 한국은 현재와 미래 모두를 설득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U-23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이민성호는 대회를 마친 뒤 재정비에 들어간다. 다음 목표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이번 대회를 성장의 과정으로 삼으려면 방향성과 준비 시스템부터 근본적으로 되짚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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