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징역 23년’… 재판부가 본 죄의 본질은 ‘국무총리의 직무’였다[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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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징역 23년’… 재판부가 본 죄의 본질은 ‘국무총리의 직무’였다[2보]

뉴스로드 2026-01-21 17:01: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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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1심 선고 공판에 한덕수 전 총리가 출석하고 있다. 이날 한 전 총리는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1심 선고 공판에 한덕수 전 총리가 출석하고 있다. 이날 한 전 총리는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내란 특검 구형(15년)보다 8년 높았다. 동시에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형법상 내란”으로 규정한 첫 1심 판단이다.

핵심은 ‘무슨 지시를 했는가’가 아니라 ‘그 자리에 앉아 무엇을 성립시켰는가’였다. 재판부가 유죄의 핵심으로 삼은 건 총리가 군을 움직였다는 정황이 아니라, 국무회의 심의라는 절차적 요건을 “형식적으로나마 갖추도록” 관여해 계엄 선포의 외관을 만들어 준 행위였다. 판결문 요지로 전해진 재판부 설명은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 일부를 소집하고, 의사정족수 충족을 위해 추가 소집을 논의·독려했으며, 특정 장관에게 “빨리 오라”는 취지로 재촉한 정황을 ‘중요임무 종사’의 고리로 연결한다.

여기서 형량이 23년까지 치솟는 지점이 나온다. 재판부는 “총리에게 대통령을 통제할 권한이 없다”는 항변을 정면으로 받아치며, 오히려 총리라는 지위가 부여한 작위의무(막아야 할 의무)를 판결의 중심에 놓았다. “피고인이 작위 의무를 이행했더라면 결과를 쉽게 방지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하지 않은 것(부작위)’을 ‘한 것(가담)’으로 평가한 것이다.

또 하나는 ‘사건의 성격 규정’이 곧 양형(量刑)이라는 점이다. 재판부는 12·3을 “위로부터의 내란”,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며, 아래로부터의 내란을 전제로 한 과거 내란 판결을 그대로 형량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했다. 즉, 국가권력이 헌정질서를 내부에서 무너뜨린 경우에는 ‘전통적 내란 사건’보다 더 무겁게 보겠다는 선을 그은 셈이다. 이 기준이 잡히는 순간, ‘모의·현장지휘’가 없었다는 감경 사유는 남지만, 동시에 “민주주의·법치 신념을 뿌리째 흔든 충격”이라는 가중 사유가 형량의 상단을 밀어 올린다.

결국 23년 형은 “총리가 총을 들었느냐”가 아니라, 총리가 ‘국가 작동 버튼(국무회의)’을 내란의 방향으로 눌러 준 순간에 대한 형량이었다. 이 판결이 던진 메시지는 ‘절차’는 장식이 아니라 범죄의 도구가 될 수 있고, 그 도구를 쥔 자의 형량은 ‘지위’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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