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멈췄다는 관측에 시장금리가 상승한 데다, 금리 산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상승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날 기준 4.20~6.48%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혼합형(은행채 5년물 기준) 금리도 지난 16일 기준 연 4.130~6.297%를 기록했다. 지난달 5일과 비교하면 상단이 0.097%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주담대 고정형과 혼합형 금리 모두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02~5.67% 수준으로, 인터넷은행의 경우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선 곳도 존재한다.
이처럼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배경에는 국고채와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주담대 금리를 산출할 때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올해 들어 3.6%를 넘어섰다.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도 2.8%대까지 올라섰다.
또한 주담대 변동금리의 산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도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9%로 전월 대비 0.08%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픽스는 지난해 9월 반등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요인으로는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지목된다.
한은은 지난 15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문구를 삭제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매파적 색채가 짙어졌다는 관측과 함께 향후 경제 여건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인하 사이클 종료를 사실상 공식화했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은 축소되더라도,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과거 기준금리가 0.5%에 머물던 시기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의 경우 당시 2%대 혼합형 금리를 적용받았지만, 5년 고정기간이 만료돼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경우 5%대로 금리가 높아져 이자부담에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당분간 대출을 통한 주택 구매도 더욱 어려워질 예정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후퇴한 데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로 인해 은행권도 가계대출 비중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며 시장금리 상승이 지속돼 은행권의 대출금리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가 여전히 높은 만큼,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도 지난해보다 축소된 2%대 초반에 그치는 등 대출 문턱은 당분간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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