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정장에 녹색 넥타이 차림…선고 내내 미동없이 재판부 응시
잇단 유죄 판단에 긴장감…징역 23년 예상밖 중형 방청석 탄식도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이도흔 기자 =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 전 총리는 법정에서 미동 없는 자세로 묵묵히 정면을 응시하다 법정구속이 확정되자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 전 총리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짙은 정장에 녹색 넥타이를 매고 출석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1시 44분께 차량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어떤 심경인지',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취재진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선고 공판이 시작되자 한 전 총리는 꼿꼿한 자세로 앉아 굳은 표정으로 재판부를 응시했다.
재판부가 선고를 진행하면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허위공문서 작성, 위증 등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자 한 전 총리는 이따금 한숨을 내쉬거나 마른 입술을 다시는 등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며 초조해하는 변호인단과 달리 부동자세를 유지했다.
주문을 낭독하기 전 재판부 지휘에 따라 일어선 한 총리는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23년이 선고될 때도 묵묵히 듣기만 했다.
방청석에서는 예상치 못한 중형에 놀란 이들이 작게 '허'하는 소리와 탄식을 터트리기도 했다.
재판부가 법정 구속에 대해 할 말이 있는지 묻자 한 전 총리는 "재판장님 결정에 겸허하게 따르도록 하겠다"고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특검 측이 범행의 중대성, 다른 구속된 피고인과의 형평성 등을 근거로 법정구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때도 한 전 총리는 우두커니 선 채 듣기만 했다.
재판부가 논의 끝에 법정 구속하겠다고 밝히자 한 전 총리는 얕은 한숨을 내쉬며 무표정한 얼굴로 변호인들과 짧은 인사를 나눴다.
앞서 한 전 총리는 선고 기일을 일주일 앞둔 지난 14일 배우자와 함께 돈가스를 먹다 찍힌 사진이 공개돼 '중범죄 혐의 피고인의 처신'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특검팀이 사형을 구형한 다음날이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작가 최항씨는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며 "윤석열 사형 구형 다음 날 대낮에 부인과 함께 등심 돈까스(돈가스·돼지고기 커틀릿)를 먹을지, 안심 돈까스를 먹을지 고르고 있는 장면은 초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남겼다. 최씨는 과거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경양식 돈가스를 먹을 수 있었던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며 "음식을 먹을 자격이 그에게 있을 리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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