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국, 북한,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과 외교 현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최근 미국이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를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른 대응을 천명하며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최근 민간에서 북한에 무인기를 날린 것이 남북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북한 비핵화가 최종 목표이지만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 현안이 있지만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실용적인 접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 반도체 관세, 심각하게 우려 안 해…원칙 따라 대응"
이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100% 관세 부과 위협에 대한 질문에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잡을 수가 없다. 이럴수록 자기 중심을 뚜렷하게 가지고 정해진 방침과 원칙에 따라서 대응해 나가면 된다"며 "그렇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대만과 대한민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80~90%라는 점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100% 관세를 올리면 아마 미국의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이어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반도체는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게 한다고 합의를 해뒀다"며 "대만이 잘 견뎌내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다. 우리 유능한 산업부 장관, 협상팀들이 있기 때문에 잘 해낼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국제 정세에 대해 "지금은 예측 불가능 시대"라고 평가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잡혀가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80년 우방인 유럽과 미국이 영토를 놓고 자칫 전쟁을 벌일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모든 게 예측 불능의 사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라고 하는 게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중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 그 중요성은 점점 더 커져 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北, 핵 포기하겠나…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통일은커녕 전쟁 안 하면 다행인 상황…美 역할 매우 중요"
"독특한 트럼프 스타일, 김정은 대화에 도움 되는 것 같아"
북한과 관계에 대해서는 "남북관계는 참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최근 민간에서 날려 보낸 무인기가 남북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아쉬워했다.
이 대통령은 "북측에서는 '정권이 교체됐는데도 무인기가 또 날아왔더라. 말로는 대화, 소통, 협력, 평화, 안정 이야기하면서 사실은 공식적으로는 못 하니까 민간인 시켜서 몰래 또는 아니면 직접이든지 이렇게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의심도 들었을 것"이라며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불신이 극에 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화하고 유화적인 조처도 하고 있지만 반응이 없다. 그 와중에 무인기 사건이 터져서 이재명 정부도 믿을 수가 없겠다라는 핑곗거리를 만든 것"이라며 "그래서 엄중한 사안이다.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또한, 북한이 군사분계선에 삼중 철책을 설치하고 철도와 도로를 차단한 것을 거론하며 "남북 간에 불신과 증오심, 대결의식이 얼마나 높아졌냐를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강력한 국방력, 안보역량은 키우되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싸우지 않아도 되는 상태,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적 공존의 상황이 가장 확실한 안보"라며 "남북관계에 대한 전략은 단순하면서도 확실하다. 확실한 방위력, 억지력을 확보하고 그 기반 위에서 방위력과 억지력으로 위협하는 게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고 협의하고 존중하고 그래서 공생공영의 길을 같이 살고 같이 번영하는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통일은커녕 전쟁 안 하면 다행인 상황"이라며 "평화적 공존이 가능한 상황으로 최대한 할 수 있는 걸 해나가고 그 속에서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간 독특하긴 한데 그 점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대화의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놓고 있고 또 트럼프 대통령 같은 스타일이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길을 우리는 잘 열어가자"라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나"라고 반문하면서 "현실을 인정하되 그렇다고 이상을 포기하지는 말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 이상을 꿈꾸면서 현실을 외면한 결과로 (북한의) 핵무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언젠가 북한 체제 유지에 필요한 핵무기 체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위협할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면 넘칠 것"이라며 "(핵무기가) 해외로 나가 전 세계에 위험이 도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렇게 놔두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실용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똑같이 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단기 해결책으로는 북한의 핵물질 추가 생산을 우선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더 이상 (북한이)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해외에 반출하지 않고 ICBM 기술을 개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일부 보상하고, 1단계로 이상을 포기하지 말고 그다음은 핵 군축 협상을 하자"며 "길게는 비핵화를 향해 가자"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등 각국 정상을 만나 설득에 나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을) 절멸 없애버릴 수 없다면 상대를 인정하고 쌍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모두에게 도움되는 방법을 찾아가자고 (각국을) 설득하는 중"이라며 "대전제는 나라의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경제협력에 주력...과거사도 포기하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 대해 "정서적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보고 있다"며 "실질적 영역에서도 개선될 여지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각별히 배려해 준 덕에 한일 관계가 좋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모두 지역균형 발전이 중요한 과제인데 '나라'라고 하는 지역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다음 (회담은) 저의 고향 경북 안동시에서 하자고 했다"며 "객관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면 빠른 시간 내 안동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한번 모시고 싶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애인 사이에도 싫은 게 있으며 국가 간 관계는 더 복잡하고 다층적이라 좋은 점은 확대 발전하고 부정적 측면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제관계는 일방적이지 않고 우리대로만 할 수 있는 건 없다. 상대가 용인할 만한, 수용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금씩 해결해 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일간 민감 현안인 독도·위안부 등 과거사, 영토 문제와 관련해선 "싸우자고 가면 국내 여론 결집엔 도움될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국익에 더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경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데 외교문제가 경제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일 간 경제협력에 주력하려고 한다"며 "어디에 비중을 두냐의 문제지만 (과거사 문제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는 어려움도 많고 부침도 많지만 국가의 이익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안정이라고 하는 거대한 이익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됐다"며 "양국 간에 과거사·지정학적 문제를 잘 관리해 어려운 국제환경 속에서 서로에 이익이 되는 길을 찾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中 갈등 요소 관리 가능해져…군사안보 협력도"
새해 첫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 것에 대해서는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은 유익했다"며 "중국 정부가 매우 잘 준비해서 환대해 준 것이 양국 간의 관계개선에 큰 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가 간에 갈등적 요소도 분명히 있지만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며 "중국에게도 한국에게도 모두 도움이 되는 협력방안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중국의 경제발전, 사회발전에 큰 성과를 냈고 또 뛰어난 지도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것보다는 매우 인간적이고, 농담도 잘하셨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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