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북한 노동신문 국비 배포설’을 가짜뉴스로 규정한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노동신문 구독 실태와 예산 집행 구조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쟁은 단순한 진위 공방을 넘어, 정부의 대북 정보 관리와 예산 투명성, 국민의 알 권리를 둘러싼 쟁점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21일 야권에 따르면 김 의원의 문제 제기는 노동신문의 ‘배포 여부’ 자체가 아니라, 정부 및 공공기관의 ‘구독 실태와 관리 구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통일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약 181개의 정부 및 산하기관이 북한 노동신문을 구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도서관이 올해 연간 190여만 원의 구독료를 대행사를 통해 지급하고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관련 사안이 단순한 소문이나 허위 정보로 치부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핵심은 구독 자체보다는 그 관리 방식에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통일부는 노동신문 구독 기관 명단과 구독료 구조에 대해 “국정원이 관리하고 있다”는 이유로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기관별 구독료 산정 기준이나 예산 집행 구조, 대행사 계약 방식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국민의 알 권리를 외면한 채 사실상 국가 기밀처럼 다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발언과 야권의 문제 제기가 충돌하는 지점도 여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가 노동신문을 국비로 일반 국민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했다는 주장을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이런 거짓말도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하느냐”고 반문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문제의 핵심이 ‘구독’이 아니라 ‘국비 배포’라는 주장 자체에 있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김 의원은 “정부와 공공기관의 구독 사실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모든 문제 제기를 가짜뉴스로 몰아가는 것은 쟁점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관리 구조와 예산 집행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공방은 대북 인식과 정부 태도를 둘러싼 논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김 의원은 통일부가 관련 질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현 정부가 북한 관련 사안에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응 기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쟁은 ‘노동신문을 구독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대북 관련 정보·자료 구입 과정이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국민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은 지출인 만큼, 구독 필요성은 물론 예산 집행 구조와 관리 체계 전반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결국 쟁점은 명확하다. 정부가 노동신문 국비 배포설을 가짜뉴스로 규정하기에 앞서, 실제 어떤 기관이 어떤 절차로 구독하고 있는지, 관련 예산이 어떤 구조로 집행·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대북 정책을 둘러싼 이념적 공방을 넘어, 정부의 정보 공개와 책임 행정이 어디까지 작동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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