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생금융 1조7천억 푼다…대기업 성과 중소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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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상생금융 1조7천억 푼다…대기업 성과 중소기업으로

폴리뉴스 2026-01-21 15:07:56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대기업 중심으로 쏠린 수주·수출 성과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대규모 상생 성장 전략을 내놨다. 상생금융 공급 규모를 1조7000억원까지 늘리고, 대형 수출 프로젝트를 전담 지원하는 전략수출금융기금을 신설하는 한편, 기술탈취에 대한 제재 수위를 대폭 강화해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플랫폼과 금융회사, 방위산업 분야까지 동반성장 평가 체계를 확대하면서 '상생'이 선언적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경영 지표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중소기업 상생 성장전략'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최근 통상 협상과 경제외교 성과, 대규모 수출 프로젝트 성과가 대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환류되도록 구조를 재설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산업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 수단은 상생금융이다. 현재 1조원 규모로 운영되던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1조3천억원으로 확대하고, 여기에 철강 산업 수출 공급망을 지원하기 위한 4천억원 규모의 우대 자금을 더해 총 1조7천억원을 공급한다. 이 자금은 대기업이 출연하고 금융기관과 보증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중소·협력업체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와 완화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정부는 대기업이 무역보험기금에 출연해 상생 협력에 참여할 경우, 출연금의 5~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는 세제 인센티브를 신설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제도적으로 유도해 상생금융이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상시적인 금융 인프라로 정착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더해 '전략수출금융기금'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이 기금은 대규모·장기 수출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금융 수익 일부를 다시 산업 생태계로 환류시키는 구조를 갖는다. 대기업이 수주한 프로젝트에 중소·중견기업이 협력사로 참여하고, 그 성과가 기금으로 축적돼 다시 금융 지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상생협력기금도 향후 5년간 1조5천억원 이상으로 확대 조성된다. 정부 매칭 비중을 높이고, 방산 체계기업 등 대규모 수주 기업이 상생기금 조성에 적극 참여할 경우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 산업별로 상생 구조를 설계해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만든다는 의미다.

해외 동반 진출 지원도 강화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함께 해외 투자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특히 미국 등 주요 전략 시장에 진출할 때 3년간 최대 20억원까지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기존 대비 2배로 확대된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하청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함께 시장을 개척하는 파트너로 성장하도록 돕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상생을 평가하는 기준도 대폭 넓어진다. 기존 제조업 중심이던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에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새로 포함된다. 배달 플랫폼과 같은 서비스 영역에서도 입점업체와의 거래 구조, 수수료 체계, 계약 조건의 공정성이 본격적으로 평가 대상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배달 플랫폼에 한해 입점업체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플랫폼 산업의 구조적 불균형 문제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 분야에도 '상생금융지수'가 도입된다. 금융회사와 중소기업 간 상생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로, 상반기 중 평가지표를 마련해 하반기 시범 평가를 거친 뒤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금융권 역시 단순한 자금 공급자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동반자로서 책임을 지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방위산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방산 체계기업과 협력 중소기업 간 상생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를 신설하고, 평가 결과를 향후 인센티브와 연계할 방침이다. 대규모 방산 수주가 일부 기업의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협력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수익성 강화로 이어지도록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는 현재 134개 기관에서 2030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공공 부문이 민간보다 앞서 상생 모델을 실천하고, 이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중소기업의 협상력도 제도적으로 강화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에 '협의요청권'을 부여해 대기업과 거래 조건을 단체로 협의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공동행위는 담합 규제의 예외로 인정한다. 개별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직접 협상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술탈취에 대한 제재 강화다. 정부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를 도입해 피해 기업이 기술탈취 사실을 입증하기 쉽게 만들고, 행정제재를 기존보다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중대한 위반 기업에는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기술탈취를 '기업 간 분쟁'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다루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 주재 '민관합동 상생협력 점검회의'를 신설한다. 동반성장위원회, 주요 대기업, 협력 중소기업 등이 참여해 정책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즉시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대책은 단순한 금융 지원 정책을 넘어, 한국 산업 구조의 체질을 바꾸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대기업의 성장 성과가 중소기업과 지역 경제로 확산되지 못하면 산업 생태계는 결국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정책 전반에 깔려 있다.

시장에서는 "상생이 선택이 아니라 경쟁력의 조건이 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기업에는 사회적 책임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중소기업에는 자금·기술·협상력이라는 3대 약점을 동시에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이번 전략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상생금융 1조7천억원, 전략수출금융기금, 기술탈취 과징금 50억원이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 강력한 신호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제도가 얼마나 빠르고, 얼마나 공정하게, 얼마나 지속적으로 집행되느냐에 달려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로 재편될 수 있을지, 이번 상생 성장 전략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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