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00마리도 안 남았는데…" 인천 굴포천서 발견돼 난리 난 '멸종위기종' 정체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전 세계 1000마리도 안 남았는데…" 인천 굴포천서 발견돼 난리 난 '멸종위기종' 정체

위키푸디 2026-01-21 14:07:16 신고

3줄요약
눈 덮인 물가에서 붉은가슴흰죽지와 오리류가 함께 휴식하고 있다. /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눈 덮인 물가에서 붉은가슴흰죽지와 오리류가 함께 휴식하고 있다. /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과거 굴포천을 떠올리면 먼저 코끝을 찌르던 냄새가 생각난다. 공장 지대와 주거지가 맞닿은 하천에는 생활 하수와 오폐수가 그대로 흘러들었고, 물빛은 늘 탁했다. 여름이면 창문을 닫고도 냄새가 스며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환경 상태는 심각했다.

인천에서도 손꼽히는 오염 하천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붙었다. 그런 굴포천에 전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희귀한 손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붉은가슴흰죽지가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는 장면이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하천의 시간이 달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 1000마리 미만, 붉은가슴흰죽지가 남긴 흔적

굴포천 수면 위를 유영 중인 붉은가슴흰죽지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굴포천 수면 위를 유영 중인 붉은가슴흰죽지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는 지난 6일 인천 굴포천에서 붉은가슴흰죽지를 관찰했다고 19일 밝혔다. 협회가 수년 동안 이어온 정기 관찰 기록 가운데 굴포천에서 해당 종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서는 한 마리가 아닌 복수 개체가 머무는 모습도 포착됐다.

붉은가슴흰죽지는 이름 그대로 붉은빛이 도는 가슴과 흰색 몸통이 특징인 오리류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서 '위기' 단계로 분류된 종으로, 야생 개체 수는 1000마리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서식지는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 일대의 습지와 호수이며, 겨울철 일부 개체가 동아시아로 이동한다.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게 관찰되며, 202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돼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같은 조사에서 적갈색흰죽지도 함께 확인됐다. 이 종 역시 국내 도래 사례가 많지 않은 오리류다. 두 종 모두 수질과 먹이 조건이 까다로운 편으로 알려져 있어, 발견 자체가 하천 환경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오염의 상징에서 생명의 공간으로

정화 이후 생태가 회복된 굴포천에 물새들이 머물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정화 이후 생태가 회복된 굴포천에 물새들이 머물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이번 관찰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굴포천이 걸어온 시간 때문이다. 굴포천은 인천 서부 산업단지를 따라 흐르며 오랫동안 폐수와 생활 하수가 섞여 들어가던 하천이었다. 수면 위에 거품이 떠 있고, 물고기 사체가 발견되는 일도 반복됐다. 냄새를 피해 하천 주변을 지나던 기억이 남아 있는 주민도 많다.

전환점은 1995년 하수처리장 가동 이후였다. 이후 하천으로 직접 유입되던 오염원이 차단됐고, 정화와 복원 작업이 단계적으로 이어졌다. 바닥 퇴적물을 걷어내고, 수변 공간을 정비하면서 흐름이 안정됐다. 시간이 지나자 물빛이 달라졌고, 하천 바닥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변화는 조류에서도 확인된다. 현재 굴포천에서는 큰기러기와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댕기흰죽지 같은 물새들이 관찰된다. 물닭과 뿔논병아리도 정착해 계절을 보낸다. 한때 외면받던 하천이 생물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성격을 바꿨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먹이터와 쉼터가 만든 이동 경로

굴포천 수면 위를 유영 중인 붉은가슴흰죽지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굴포천 수면 위를 유영 중인 붉은가슴흰죽지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굴포천에서 붉은가슴흰죽지가 확인된 기록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 종은 물 상태와 주변 환경에 민감해, 조건이 맞지 않으면 쉽게 접근하지 않는다. 이번 관찰은 굴포천의 환경이 특정 시점을 넘어서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동 경로를 보면 이유가 더 분명해진다. 붉은가슴흰죽지는 인근 한강 신곡수중보 주변에서 먹이를 섭취한 뒤 굴포천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한강 구간은 먹이가 풍부하고, 굴포천은 물살이 잔잔해 쉬어가기 좋다. 활동 공간과 휴식 공간이 가까이 이어지면서 이동 부담이 줄어든 구조다.

이런 환경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질 개선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하천의 흐름과 둔치 구조, 갈대숲 같은 주변 환경, 사람의 접근 정도까지 함께 맞아떨어져야 한다. 붉은가슴흰죽지의 등장은 굴포천이 생물들이 선택할 만한 공간으로 천천히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4컷 만화. / 위키푸디
4컷 만화. / 위키푸디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