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추진 중인 가자지구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CNN,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2기 행정부 출범 1주년 기자회견에서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하기를 원하나'라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It might)"고 답했다.
그는 "나는 유엔의 잠재력을 열렬히 지지하지만, 유엔이 그 잠재력에 걸맞은 역할을 한 적은 없다"며 "유엔은 내가 해결한 모든 전쟁들을 스스로 해결했어야 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유엔을 계속 존속시켜야 한다고 믿는다. 잠재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발표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 20개항에 처음 포함된 평화위원회는 원래 과도기 가자지구를 관리하는 임시 국제기구 성격이었다.
그러나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약 60개국에 보낸 평화위원회 헌장 초안에는 가자지구 언급이 빠지고 "분쟁의 영향을 받았거나 위협에 직면한 지역에서 안정을 증진하고 신뢰 가능하고 합법적인 통치를 회복하며 지속적 평화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라는 일반론이 들어갔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액시오스에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에 국한되지 않으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평화 기구"고 역할 확대를 시사했다.
또 평화위원회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맡는데, 헌장에 따르면 의장은 스스로 물러나거나 집행이사회가 직무정지를 만장일치 의결할 경우에만 교체될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임기와 무관하게 사실상 종신 의장이 될 전망이다.
CNN은 "그의 '유엔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발언은 가자지구 재건을 감독하기 위해 설립됐고 자신이 무기한 의장직을 맡는 이 기구가 80년 전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엔을 대체하려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을 계기로 22일 평화위원회 서명식을 주관할 예정이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1월 평화위원회에 '2027년까지 가자지구 관리 임무'를 부여하는 결의안을 의결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보리가 설정한 기간·임무 제한을 없애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반발하고 있다. 파스칼 콩파브뢰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CNN에 "우리가 안보리에서 찬성했던 결의안은 분명 가자지구와 중동을 겨냥한 것이었다"며 "미국 헌장은 유엔 헌장에 매우 중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헬렌 맥엔티 아일랜드 외무장관도 "이 기구는 가자 평화 이행을 넘어서는 폭넓은 권한을 갖겠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유엔과 국제법의 우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