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라면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연간 수출액 15억 달러 고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환율 1350원 기준으로, 무려 2조 50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K-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역대 최고인 136억 2000만 달러, 우리 돈 약 18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라면은 전년보다 21.9% 성장한 15억 2140만 달러를 달성하며 농식품 수출 10년 연속 증가세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가공식품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라면은 단일 품목으로서 존재를 드러내며 우리 먹거리의 세계화를 앞당기고 있다.
SNS 타고 번진 ‘매운맛’ 열기, 전 세계가 한국 라면에 빠졌다
라면의 독보적인 성과는 중국과 미국 등 기존 시장의 탄탄한 수요와 더불어 중동, 유럽 등 새로운 시장의 약진이 합쳐진 결과다. 특히 중국 수출액은 47% 넘게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과거 교민 위주의 소비에서 벗어나 SNS를 토대로 여러 국적의 젊은 층이 즐기는 도전적인 음식으로 자리를 잡은 점이 주효했다.
그저 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매운맛을 견디며 즐거움을 찾는 문화 현상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한국식 라면은 일본의 라멘과 구분되는 고유 명칭으로 영국 옥스퍼드대 사전에도 이름을 올렸다. 일본 라면이 아닌 한국의 라면이 사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으로, K-라면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입증한다.
수요층이 넓어진 점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매운맛 자체에 집중했다면, 요새는 치즈 맛이나 볶음면 등 입맛에 맞게 세분화된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현지 유통 매장 입점을 늘리며 현지인들의 일상 식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이다.
가파른 수요 증가에 기업들도 해외 생산·공급망 확대 박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자 국내 식품 기업들도 해외 생산 시설과 수출 전용 기지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밀양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더욱 세밀하게 나뉜 매운맛 제품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을 공략 중이다. 매운맛의 단계를 조절하거나 현지 향신료를 더하는 등 현지 맞춤형 전략을 사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농심 역시 부산에 수출 전용 공장을 지어 해외 물량 공급에 대비하는 한편, 현지 입맛에 알맞은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유럽 판매 법인을 세운 데 이어, 부산의 수출 전용 기지가 완성되면 유럽과 북미 시장을 향한 공급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현지 유통망을 넓히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는 방식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올해 K-푸드 플러스 수출 목표를 160억 달러로 잡고, 민관이 힘을 합쳐 우리 기업의 노력을 든든하게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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